57화 _ 주과장

by 빈자루

"저는 강자지존을 법칙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저의 논리가 아닙니다."

"무림에 대혼란을 가져올 이로구나!"

주과장이 격분하며 달겨들었다.

주과장의 무릎이 크게 날았다.


'미안해... 명월...'

나는 눈을 감았다.






주과장의 권이 귀 뒤를 훔쳤다.

삭.

바람 잘리는 소리가 나며 귀 뒤가 잘렸다.

_ 어서 나를 공격해.

주과장이 스치며 작게 읊조렸다.

내가 주과장의 눈을 보았다.

결심에 찬 듯 일렁이는 눈이었다.

_ 어서 나를 공격해. 이번 대회에서 승진하게 되면 회장과 독대할 수 있다. 그때가 마지막 기회야. 그때 회장을 쳐.

그가 작은 목소리로 읊었다.

나는 그의 눈을 보았다.

결의에 찬 빛이 일렁거렸다.

_ 하지만 과장님.

내가 그의 권을 피하며 말을 덧댔다.

_ 어서.

주과장의 칼이 날아왔다.

나는 칼을 받았다.

칼과 칼을 사이에 두고 그와 몸을 받았다. 다시 그가 말했다.

_ 어서. 싸움이 길어지면 장문인들의 의심을 사게 돼.

_ 그럴 순 없습니다. 과장님...

그를 튕기며 내가 날랐다.

그가 빠르게 나를 따라붙었다.

_ 장수 너의 칼이 마지막 희망이다. 회장을 만난 순간. 오온의 비기를 그에게 꽂아라. 그것이 희망이다.

그가 목을 내보였다.

나는 흠칫 놀라며 빠르게 걸음을 뒤로 물렀다.

_ 그럴 순 없습니다.

눈을 돌렸다.

_ 어서!


내고 흘리고 흘리고 받고. 칼의 냄과 받침이 빠르게 이어졌지만 치명상을 입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현란하게 이어지는 공격과 되공격에 어느 이가 금방 피칠갑이 되어 바닥에 구를 것 같았으나 정작 찌르거나 베임을 당하는 이는 없었다. 수뇌부의 장문들이 웅성였다.

"칼을 속이는군."

수염을 늘인 장문인 하나가 말했다.

장수와 주과장의 칼이 빠르고 능란하다 한들 무림에서 수십 년 짬을 먹은 장문인들을 속이기는 불가했다.

장문인 중 하나가 손을 들었다.

인사부장이 그에게 다가갔다.

인사부장이 귀를 기울였다.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_ 시간이 없다. 어서!

주과장이 공격에 속도를 붙였다.

인사부장이 단의 아래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_ 그럴 수 없습니다. 과장님.

나는 주과장의 공격을 회피했다.

"잠깐!"

인사부장이 말하였다.

"잠시 대회를 멈추도록 하겠습니다. 선수들은 각자 자리로."

_ 장수. 어서!

_ 안됩니다. 과장님!

권이 정면으로 내 가슴을 향해 치달았다. 나는 몸을 돌려 권을 회피했다.

인사부장이 다가왔다.

그가 비틀어진 입으로 말했다.

"네놈들이 장문과 장로들을 모시고 꿍꿍이를 벌이는 게로구나!"

그의 눈이 사납게 솟아 있었다.

갈마한 기운이 나를 압도했다.





https://youtu.be/b1lvZTXI2ts


배경화면은 다케히코 이노우에님의 배가본드에서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