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라. 이장수."
나는 늑태도를 감아쥐었다. 칼이.
나와 함께 떨고 있었다.
*
스승님은 말씀하셨다.
"살리는 칼을 쓰거라."
나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칼에는 감정이 없다.
산 것을 앗는 것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나는 칼을 휘두른다.
이토록 무가치하게.
이토록
무감각하게.
*
떨림을 제어하려 나는 칼을 감았다. 아귀에 땀이 맺혔다. 늑태도의 밑이 꺼끌하였다.
"와라."
중단을 내리고 김창수가 말하였다.
나는 빙글 그의 주위를 돌았다.
한 합.
들어가려던 찰나 나는 멈추었다.
상상 속에서 내 손목은 이미 잘리었다.
나는 원을 크게 돌았다.
한 합.
나는 다시 멈추었다.
그의 칼 끝이 내 목을 꿰뚫었다.
나는 다시 원을 크게 돌았다.
후_
호흡이 올라와 내릴 수가 없었다.
몸이 경직되었다.
칼을 내린 채 그가 고요히 잠겨있었다. 나는 칼을 밀 수 없었다.
후_
호흡하며 그의 주위를 돌았다. 그는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그의 눈을 볼 수 없었다. 늑태도의 밑이 꺼끌하였다.
한 합.
나는 다시 물렀다.
한 합.
다시 물러났다.
한 합.
나는 몸을 들이밀 수 없었다. 눈을 감은 그와 나 사이의 공간이 밀밀하였다. 나는 몸을 들이밀 수 없었다. 나의 눈은 그를 보지 못하였다. 그의 눈은 나의 뒤를 보고 있었다.
배경화면은 다케히코 이노우에님의 배가본드에서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