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_ 단(斷)

by 빈자루

"... 도망쳐..."

그가 손을 놓았다.

손이 떨어졌다.

나는 그를 뉘였다.

내가 일어섰다.


"주과장과의 대결을 포기하겠습니다... 대신."

내가 말했다.

"대결 상대를 지목하겠습니다."

늑태도가 인사부장을 가리켰다.

늑태도가 떨고 있었다.






"흥. 무엄. 물러나도록."

인사부장이 말했다.

나는 물러나지 않았다.

"들리지 않는가. 이들을 끌어내라."

보안팀원들이 삽시에 주위를 에웠다. 남자들이 손을 뻗었다. 나는 몸을 흔들었다.

철퍽.

무릎이 꿀렸다.

남자 하나가 뒤를 잡았다. 목이 눌렸다.

"지목. 지목하겠습니다. 나의 상대는 인사부장 김창수입니다."

"끌어내라."

김창수가 지시하였다.

"잠깐."

장문인 하나가 외쳤다.

그의 수염이 파릇 떨렸다.

"이 대리의 말이 옳다."

그가 말했다.

"이곳은 강자가 살아 남는 곳. 지목을 당한자는 지목한 자에게 응당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대륭의 법도다."

김창수가 헛웃음을 삼켰다.

그의 눈이 장문 무리 어딘가를 가늘게 보았다.

"외인께서 그리 말씀해주시니 송구하군요."

그가 나를 보았다.

"놔라."

결박이 해제되었다.

남자들이 물러났다.

"단(斷)을 가져오도록."

인사과장이 머리를 숙이고 김창수에게 비단에 싸인 함을 올렸다.

비단이 풀리고 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흑색 물결무늬 앞에 날각이 바로 서있었다.

흐트러짐 없는 직선의 칼날.

인사부의 단(斷)이었다.

칼이 빛났다.


"와라. 이장수."


나는 늑태도를 감아쥐었다. 칼이.

나와 함께 떨고 있었다.






https://youtu.be/zivro9Zure4


배경화면은 다케히코 이노우에님의 배가본드에서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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