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_ 뻐엉

by 빈자루

_ 빵!


_ 빵야 빵야.


식귀들이 빵을 맞고 모다 쓰러졌다.


나는 식어버린 빵 봉지를 밟고 앞을 노렸다.


부장실이었다.


나는 부장실로 걸음을 디뎠다. 빵 봉지는 부스럭거리지 않았다.






*

"엄마. 아빠 언제와?"

소소가 명월에게 물었다.

달이 차가운 시간이었다.

명월이 시계를 보며 말했다.

"응. 아빠는 돌아올꺼야. 아빠는 꼭 올꺼야."

명월이 소소를 안았다.

초침 바늘이 더디 돌았다.



*

_ 빵!

빵야 빵야.

빵 봉지가 바람을 타고 날라 부장의 안면에 붙었다.

_ 빵!

빵야 빵야.

부장이 얼굴에 붙은 빵 봉지를 쓸어내렸다.

_ 빵!

빵야 빵야.

나는 다급히 손 끝으로 부장을 겨눠 빵을 쐈다.

부장이 빵을 쳐냈다.

"뭐하는건가."

_ 철컥.

철컥. 철컥.

빵이 불발되었다.

_ 철컥.

철컥. 철컥.

더는 빵이 나가질 않았다.

"이리 오게."

부장이 나를 불렀다. 나는 빠르게 탁상의 뒤로 돌아가 몸을 숨겼다.

_ 철컥.

철컥. 철컥.

_ 제길. 공력이 다 떨어졌어. 이대로 또 부장에게 당하는 건가.

나는 탁상 모서리에 등을 기대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부장님. 부장님께서 잘 계시나 확인차 내려왔던 겁니다. 다른 뜻은 전혀 없습니다."

내가 탁상 너머로 말했다.

"알았네. 이리 오게."

부장이 말했다.

나는 탁상 밖으로 나서지 않았다. 탁상 뒤로 몸을 더욱 웅크렸다.

"나가면 때리실 거 잖아요. 때리지 않는다고 약속하시면 나가겠습니다."

내가 외쳤다.

빵은 계속 불발이었다.

"때리지 않겠네. 이리 오게."

"약조하시는 겁니까?"

"내 약조하네."

나는 부장을 믿을 수가 없었다. 허나 상사가 말한다면 부하직원이 영영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약조하십시요."

"약조하네."

내가 탁상의 아래로 슬그머니 기어나왔다.

_ 퍽.

퍽. 퍽. 퍽.

부장의 궁중각이 사정없이 명치와 이마를 찧으며 내가 하늘로 떴다.

_ 퍽.

퍽. 퍽. 퍽.

공중에서 낙하하는 찰나. 그 찰나를 기다리지 않고 부장이 난타하였다. 몸이 시체처럼 흔들거렸다.

_ 퍽.

퍽. 퍽. 퍽.

"뭐? 빵? 부장이 빵이야? 날보고 빵이라고?"

_ 철컥.

철컥. 철컥. 철컥.

빵야는 계속 불발이었다.

나는 팔꿈치를 끌어 뒤로 기었다. 부장이 다가왔다.

"안 때리겠다고 약조하셨잖아요!"

내가 외쳤다.

"빵. 아니 뻥이었네."

_ 뻥.

뻥. 뻥. 뻥.

부장의 탄지가 손끝에서 폭렬하였다.

_ 윽. 역시 믿는 것이 아니었어. 저 거짓된 입놀림. 저 거짓된 속셈.

탄지가 폭렬하며 셔츠의 위 아래가 터졌다.

_ 이렇게 가는건가.

"비급을 가져와."

부장이 말했다.

"비급은 이미 드리지 않았습니까?"

내가 외쳤다.

"그런 쓰레기 말고. 회장님이 진짜 반로환동 할 수 있는 것을!"

"그건 회장님과 얘기가 됐습니다. 이레 안으로 가져다드리기로 약조했습니다. 아니! 그것을 어찌 아시는 겁니까?"

내가 되물었다.

"회장님의 지시다. 내가 회장님의 지시를 받았다."

_ 이럴수가. 내가 속은 건가.

비급으로 반로환동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나와 회장 말고는 없었다. 그것을 박부장이 어찌?

"그럴리 없습니다! 회장님은 영웅을 모으고 있다 하셨다고요! 정파와 사파의 아가리에서 양민들을 구원하기 위해 비급이 필요하다 하셨다구요!"

"흥. 개 소나 구원하라지."


뻐엉!


폭렬음이 귀 뒤를 찢었다. 나는 까무룩 어둠에 쌓였다. 부장이 조소했다. 나는 정신을 잃었다.






https://youtu.be/emI7ld16LDY


배경화면은 다케히코 이노우에님의 배가본드에서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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