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폴짝. 폴짝.
뒤에서 자꾸 개구리 사내가 따라왔다.
“이봐. 난 지금 모든 게 귀찮아. 자네와 노닥거릴 여유가 없어.”
“이봥. 낭 지금, 모등 게 귀찮앙, 자네왕 노닥거릴 여유강 없엉.”
개구리 사내가 나를 따라 했다.
“왜 자꾸 맴도는 거지?”
“왜 자꿍 맴도능 거징?”
개구리 사내가 똑같이 따라 했다. 장난할 기분이 아니다. 속이 텅 빈 것처럼 머리가 흔들린다. 셔츠가 물에 젖은 외투처럼 몸에 감긴다. 목이 타고, 덥다.
나는 그에게 저리 가라는 투로 손을 저었다. 하지만 남자는 떠나지 않고 주위를 폴짝거렸다. 내가 그에게 말했다.
“꺼지지 않는 담배 따윈 포기했어. 저리 꺼져.”
“꺼지징 않능 담배 따윙 포기했엉. 저리 꺼졍.”
“그렇게 나를 따라 하면 기분이 좋은가? 알짱대지 말고 저리 꺼져.”
내가 모래를 한 움큼 쥐고 뿌리며 말했다.
그가 팔짝거리며 모래 가루를 피하더니, 곁으로 다가와 다시 말했다.
“적어도 내 기분은 좋아지징.”
나는 그를 뒤에 두고 앞으로 내달렸다. 발이 푹푹 빠져 얼마 가지 못해 무릎을 꿇고 숨을 내쉬었다. 그가 내게 따라붙었다.
“어디로 가는 거양? 담배를 찾는 일은 정말 포기한 거양?”
나는 대답하지 않고 모래 언덕 능선을 따라 걸었다. 붉은 모래가 아래로 미끄러졌다. 알갱이에 비추는 태양의 열기와 반짝임을 느끼며 나는 말없이 걸었다.
“정말 여기서 끝인강?”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꺼지지 않능 담배릉 본 적이 있엉.”
개구리가 말했다. 나는 멈추어 서 사내를 내려보았다.
“네 말을 어떻게 믿지?”
“네 마릉 어떻게 믿징?”
개구리가 따라 말했다. 나는 그를 무시한 채 앞으로 발을 디뎠다.
“넝 왜 언제낭 그런 식이징? 네 마릉 어떻겡 믿징? 담배 따윙 포기했엉.”
“대체 뭘 원해서 나를 자꾸 따라오는데? 이제 그만 사라져.”
“왜 자꿍 나릉 따라오는뎅. 네강 나를 따르능 것일깡, 내가 너를 따르는 것일깡.”
나는 다시 멈춰 섰다.
“말장난은 그만해. 담배 따윈 잊어버렸어. 나는 적어도 내가 무얼 바라는진 알고 있었어.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그것도 아니었던 것 같아. 이제 만족했니? 그만 갈 길 가.”
“담밴 우연히 내겡 들어왔었엉. 그것응 꺼지지 안능 불 같더궁. 나능 담배를 길겡 한 모금 빨았징. 그리고 버렸엉. 꺼지징 않능 겅 내게 곧 꺼지능 것과 같으니깡.”
개구리 사내가 말을 이었다.
“마찬가지롱 곧 사라질 것응 영원항 것과도 같징.”
“그게 대체 무슨 말인데? 나완 상관없으니 꺼지라구!”
“꺼지징 않능 담배강 날 찾았던 것일깡, 내강 꺼지지 않능 담배를 찾았던 것일깡.”
사내가 혼자 중얼거렸다.
“그게 무슨 상관이겠엉. 낭 지금 네 옆을 걷고 있는뎅. 네가 내 옆을 걷고 있듯잉.”
사내가 껑충 뛰었다. 사내의 목을 움켜쥐려고 팔을 뻗었다 헛손질에 그치고 말았다. 사내가 계속 말했다.
“DP는 떠났엉. 네가 DP를 떠낭 것과 마찬가지롱. DP도 너릉 떠났징.”
사내가 폴짝거리며 멀어졌다. 아니면, 내가 폴짝거리는 사내와 멀어졌다. 그의 말대로 DP도 사라졌을 것이다. 아님, 내가 DP에게서 사라졌거나. 하지만 그것들과는 상관없이 나는 계속 앞을 향해 걸었다. 멈춘다면, 다신 일어서지 못할 것 같은 예감에 휩싸였다. 나는 계속 걸어 나갔다. 그것은 DP를 만나기 위한 것도, 담배를 찾기 위한 것도, DP와 담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나는 다만, 계속 걸었다.
걸음 뒤의 발자국들이 바람에 실려 천천히 사라졌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