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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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be evil."
1973년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 랜싱. 부부가 컴퓨터 과학을 연구하는 한 유대인 집안에서 붉은 입술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남자 아기가 태어난다. 부부는 그 아이를 로랜스라고 불렀다.
같은 해 여름. 소련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양수에 흠뻑 젖어 적갈색 머리카락이 부드러운 이마와 머리통에 엉킨 남자 아기가 태어난다. 부부는 아이를 세르게이라고 불렀다.
1995년 로랜스는 대학원에서 자료를 찾던 중 우연히 제이미 케인러너의 논문 "앨리스에 관하여"를 접한다. 파동과 주기의 관계가 존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제이미의 주장은, 당시 젊은 과학도였던 로랜스의 사고에 충격을 주고, 로랜스는 '웹 상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 개별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보다 더 유효하다'는 가설을 세운다. 이 연구에 곧 세르게이가 합류하고, 이 가설을 바탕으로 둘은 친구의 집 차고를 빌려 googol.com을 개설한다.
이듬해 이들은 사이트 주소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google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한다. 그리고 약 30년 후, 이들은 전 세계 데이터의 약 97.2%를 지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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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아무도 안 보는 그 막대한 영상을 자꾸 사이트에 올리는 이유가 뭐야?"
"일종의 재밍(jamming)이지. 이건 일종의 회피 전술이라고. 상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쥐가 말했다. 쥐는 아무런 소리도 없이 흰 벽만 찍힌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었다. 나는 영상 속의 흰 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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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oy.
인터넷의 어디를 뒤져도 젊은 여자가 건네주었다는 사진과 그 뒷면에 적힌 eloy라는 단어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
쥐가 테이블 위에 작은 종이를 하나 내려놓았다. 구겨진 모서리를 펴자 숫자와 기호가 복잡하게 섞인 주소가 드러났다.
"이건 어떻게 구한 거지?"
"googol.com에서. 말하자면 일종의 재밍이지. 그 주소로 가 봐. 귀가 있을 거야."
쥐는 다시 화면을 바라보았다. 영상 속 흰 벽은 여전히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나는 얇은 셔츠 위에 칼라가 조금 바랜 린넨 재킷을 걸치고 사무실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안은 조용했다. 창밖 풍경은 어제와 비슷했지만, 어제와 같다고 말하긴 어려웠다.
https://www.youtube.com/@%EB%8F%8C%EA%B3%A0%EB%9E%98%EB%8B%A4%EB%A6%AC%ED%81%B4%EB%9F%B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