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드메' 업체에 임신 사실 알리면 감안해서 추천
Q. 생애 한 번 뿐인 결혼인데, 남들처럼 스튜디오 촬영이나 드레스 투어도 하고 싶어요. 이런 일정을 소화해도 아기에게 괜찮을까요?
A. 아기의 존재를 최대한 빨리 알려 결혼식까지 시간이 충분하다면 괜찮습니다. 요즘엔 스튜디오나 드레스숍에서도 뱃속 아기와 함께 온 예비신부를 배려한 일정을 짜 주더라고요! 체력과 컨디션이 허락하는 한에서 예비 신랑과 조율해가며 계획하면 될 것 같습니다.
결혼을 결심한 이후에 하는 가장 큰 결정은 역시 어디서 결혼할지, 어떤 드레스를 입을지, 어디로 신혼여행을 갈지 와 같은 '행사'에 관한 것들이었다. 결혼식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었지만, 결혼 날짜가 잡히고 그에 앞서 해야 하는 일들의 목록을 보자 웬만하면 다 해 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일단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싶어 공공기관 등을 대여해 결혼하는 '작은 결혼식'도 알아봤다. 하지만 작은 결혼식이 더 비싸고 손댈 곳도 많았다. 작은 결혼식은 대관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음향, 진행, 연회장과의 연계 등을 각각 알아보고 계약하기 때문이다. 고민하다 결혼식 현장에 전시할 때 필요한 '스튜디오 촬영'과 결혼할 때 입을 드레스 선택을 위한 '드레스 투어', 또 하객 앞에 설 때 필요한 '메이크업'도 일괄 계약해 들어가는 품을 줄이기로 했다.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서비스를 추천받을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었다. 우리는 웨딩 플래너를 활용한 '스드메' 계약으로 약 300만 원 지출했다. 2019년 기준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이 지출한 평균 '스드메' 비용은 299만 원이라고 한다.
스튜디오 촬영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멋있는 장소에서 한껏 포즈를 취한 모습을 앨범에 담기 위해 하는 촬영이다. 실내, 야외 등의 장소나 로맨틱, 편암함 등 주제 등으로 고를 수도 있는데 우리는 야외 촬영이 주는 느낌이 좋아 약간 무리하더라도 이 쪽으로 결정했다. 멀리 가진 못하니 서울 안에서 야외 촬영을 잘해주는 곳을 골랐다. 촬영 당일, 사진작가는 우리에게 과도하게 배를 압박하는 포즈를 권하지 않고 중간중간 쉴 수 있게 해 주는 등 많은 배려를 해 줬다. 혼전 임신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보다는 축하의 말을 건네주었다. 우리와 같은 사례로 스튜디오를 찾는 예비부부들이 더러 있어 업체 차원에서 미리 교육을 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원하는 스타일 정해 알리는 등 웨딩플래너 활용하면 도움
결혼할 때 입을 드레스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임신 사실을 먼저 알리자, 드레스 대여 업체 직원은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체형과 원하는 디자인에 맞는 드레스를 샘플로 몇 벌 추천했다. 다행히 체형과 결혼식 분위기에 걸맞은 드레스 중에 배를 압박하는 디자인은 없어서, 고르는 데 큰 어려움이 들진 않았다. 다만 여러 번 옷을 갈아입는 과정이 산모에게 피로할 수 있으니 중간중간 휴식을 요청하거나 선택 시간을 줄이는 등의 요령이 필요해 보였다. 나는 난생처음 입어보는 드레스에 약간 흥분돼서, 드레스 입는 시간을 즐기다 보니 매우 피곤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메이크업은 웨딩플래너의 추천을 받아 다른 두 개 중 가장 품을 덜 들일 수 있었다.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과, 상큼하고 발랄한 스타일 중에 한 가지를 고르니 웨딩플래너가 알아서 업체와 연락해 메이크업 일정을 잡아줬다. 스튜디오 촬영할 때 받은 메이크업 숍이 마음에 들어서 결혼식 당일에도 여기서 받기로 했다. 결혼식을 앞둔 날의 메이크업은 스튜디오 촬영 때보다 시간이 덜 들었는데, 업체와 결혼식장 간의 거리가 짧아야 메이크업도 덜 무너지니 유의해야 한다.
스드메를 마치면 신부 입장에서 결혼식을 위해 한 준비는 거의 마쳤다고 볼 수 있는데, 나는 여기에 욕심을 더 내서 피부관리까지 받기로 했다. 히알루론산 등 피부관리 때 받는 특정 성분이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카더라'도 있었는데, 이런 소문을 의식해서인지 방문한 피부관리업체에서 임의로 태아에게 안전한 성분이 들어간 피부관리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소셜 커머스에 올라온 피부관리 특가 쿠폰을 사서 엄마와 함께 피부관리를 받았다. 결국 남들이 한다는 신부 준비는 거의 다 해본 셈이다.
행사 이외에 중요한 건 출산 후 아이와 같이 살 집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나는 결혼 전부터 남자 친구가 회사 앞에 구한 자취방으로 이사해 결혼 후 출산 한 달 전까지 지내다가 3인 가구가 쓰기 적당한 규모의 집으로 이사했다. 둘이 쓰기에 다소 복작복작한 크기의 원룸이었지만, 처음부터 결혼생활에 큰 기대가 없었던 터라 규모나 인테리어는 크게 욕심나거나 신경 쓰이진 않았다. 무엇보다 신혼이니까.
출산 후 1년 넘게 이사 온 집에서 살고 있는데, 이때 중요한 건 보육 환경이다. 애엄마에게 좋은 주거 환경은 괜찮은 어린이집이 가까운지, 믿을만한 산부인과와 소아과가 주변에 있는지, 물가는 어떤지 등이다. 지금 집은 국공립 어린이집과 가까워서 좋지만 아이가 아플 때 바로 찾을 수 있는 소아과가 없어서, 택시로 15분 거리에 있는 다른 자치구의 소아과를 다니곤 했다.
남들 하는 건 다 하고 나니 결혼 준비 쪽으로는 속도위반 때문에 해 보지 못했다면서 미련 남을 일이 별로 없었다. 성향 차이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파티를 기획하거나 개최하고 참여하는 일에 관심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