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되기'에 연습은 없다. 실전만 있을 뿐

'엄마 될 준비 부족한 건 아닐까' 걱정은 넣어두세요

by 안녕하세요

Q. 갑자기 임신하게 돼서 엄마 될 준비가 부족한 것 같아요. 무엇을 하면 될까요?

A. 임신을 계획적으로 한 엄마는 있어도, 충분한 연습을 통해 엄마가 된 사람은 없어요. 육아는 실전이기 때문이죠. 불안한 마음에 여러 육아서를 펼치는 일도 좋아요. 하지만 결국 육아는 엄마와 아이가 평생 함께 하는 레이스 같은 과정이더라고요. 그만큼 엄마와 아이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의미인데요. 아이는 몹시 사랑스럽지만, 동시에 엄마의 일상에 제약을 만들 거예요. 그러니 그 전엔 느긋한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리다가, 대책 없이 귀여운 아기에게 끌려가다 보면 어느덧 엄마가 돼 있을 것입니다.


아기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하면 어쩌지.


회피형 애착 성향을 지닌 내가 아기의 욕구를 무시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에 휩싸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결국 이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서툰 엄마를 비롯한 누구에게도 잘 웃어주는 아기는, 제왕절개로 태어났는데도 그 흔한 황달 한 번 걸리지 않은 채 이 세상에 적응 중이다.


아기가 예민하지 않으니 나도 내가 아이에게 해 주는 돌봄 노동에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은 아기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다. 복직을 앞두고 단 몇 시간 어린이집을 보내 내 옆에 없을 때도 보고 싶고, 아기가 곤히 잠든 밤에도 괜히 아기를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집안일을 하고 있으면 발 밑으로 기어와 침을 묻히며 애정표현을 하는 아기가 사랑을 덜 받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예민한 아이이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 없는 일이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면서 미리 단념하는 습관은, 섣불리 기대했다 실망할 수 있어 부정적인 생각부터 하는 방어기제일 수 있다. 이 습관은 특히 출산 과정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출산과 육아의 과정은 예측 불가능하며, 변수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자연주의 출산을 계획했던 내가 유도 분만에 실패하고, 아기가 태변을 먹어 제왕절개로 출산할 거라곤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안정된 환경에서 계획 임신을 한 예비 엄마들도 아기가 어떤 기질을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태어난 아기의 귀여움에 대책 없이 끌려가며 눈 앞에 해결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는 게 육아의 영역 같다. 아기가 스스로 먹고 잘 수 있게 되면 이후부턴 아이의 학업 성취를 위해 분주해질 테다. 주변 엄마들이 하는 말 중 가장 공감되는 말이 육아는 퀘스트 수행의 연속 같다는 얘기였다. 이런 환경에선 일어나지 않을 일로 걱정하며 불안에 떨기보다, 당장 닥친 일을 최선을 다해 해결하면서 쉴 수 있을 때 쉬는 게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러니 지금 아직 출산 전이라면,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마음껏 누리길 바란다. 이렇게 걱정하는 순간조차 달콤한 신혼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남편과의 대화를 늘릴 수도 있고, 마음이 편해지는 영화를 보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지만, 아기도 아기가 처음이다. 처음 만나는 이 관계를 기대하며 걱정은 조금 접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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