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재료삼아

by melody



친구와 만나서 미팅을 하기로 했다

말이 좋아 미팅이지, 수다에 가까울거야

농담처럼 유투브를 하자고, 혹은 무언가라도 좋으니 활력이 되는 떠드는 것을 하자고.


나를 드러내서 하는 건 두렵다고 전해놓고서는,

머리 속으로 말하고 싶은 문장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드러내지 않는다면, 결국 하고 싶다는 뜻인가?

새삼스러운 나의 욕망에 조금 놀랐다


결국 표현하고 싶고, 메시지를 전하고 싶고.


정리되지 않은 문장들이 허공에 부유했다

침대 위로 화장대 위로 천장으로 헤엄쳤다

단어를 감싸는 옷들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내 안에서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오, 그럴 듯 해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1.

기억은 재료다. 음식을 하는 원재료

원재료는 그대로지만

어떤 양념을 하느냐에 따라

무슨 요리로 바뀌냐에 따라

손님에게 대접하기 좋은 음식이 되기도 하고

혼자 먹는 라면이 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나눠먹는 따뜻한 한 끼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아픈 기억에 상처받고 있다면 조금만 기다려라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상처투성이 아픈 기억 같지만

원래 흙 묻은 유기농 야채가 더 더러워 보이는 법

깨끗이 씻고, 다듬고 손질하면 훌륭한 재료가 된다

주변의 따뜻한 응원들을 섞어서 골고로 볶고,

차곡차곡 시간이라는 레시피를 따르며,

익숙해지면 msg 양념 좀 치고,

예쁜 그릇에 담으면

재투성이 기억도 미슐랭에 나오는 음식이 될 수 있다


그 재료로 어떤 요리를 내놓을 것인지는

요리사인 내가 결정하는 것.




오늘 생각한 내용은 이런 거였음

하지만 잘 정리되진 않네

왜 글쓰는 것보다 말로 하는 게 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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