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 일기장을 꺼낸 밤

by 복또비

책상 서랍 맨 안쪽에서

오래된 노트 한 권을 꺼냈다.

그 안엔 자주 울던 내가 있었고,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던 진심이

낙서처럼 엉켜 있었다.

‘버틸 수 있다’고 적힌 문장 속엔

‘무섭다’는 말이 숨어 있었고,

웃는 얼굴 옆엔 작은 글씨로

‘도망치고 싶다’가 놓여 있었다.

펜을 오래 들지 못했던 건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주하기가 겁났기 때문이었다.


그날 밤, 나는 다시 기록을 시작했다.




회복은,

아주 조용한 기록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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