뗑 덴데 (덴데가 있네)
바이아 출신의 사람을 남자는 바이아노, 여자는 바이아나라고 부른다. 브라질어의 명사들은 모두 성별이 존재하는데, ‘오’로 끝나면 남성 명사이고 ‘아’로 끝나면 여성명사인 셈이다. 음악이란 뜻의 무지카는 여성명사라서 바이아 음악이라 하면 무지카 바이아나라고 한다. 음식을 뜻하는 꼬미다란 말도 여성형이라서 꼬미다 바이아나 하면 바이아 음식이란 의미가 된다.
포르투갈 이민자인 카르멘 미란다는 1930년대~1940년대를 주름잡던 배우이자 가수로 정말 유명한 엔터테이너였다. 그녀는 브라질뿐만 아니라 할리우드까지 진출했다.
특히 1930년대 그녀가 주연한 영화 “바이아 여자에게는 무엇이 있나?”라는 영화를 출연했는데, 영화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그 후 그녀는 바이아 여자의 이미지를 콘셉트로 세계시장에 진출했다. 즉 그녀는 터번을 둘러쌓고 반짝반짝하고 화려한 의상과 과한 액세서리로 그녀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 뒤로 브라질의 전통의상은 곧 바이아 여자의 의상처럼 알려졌다.
보통 하얀색으로 머리에 쓰는 터번과 폭이 넓은 치마, 그리고 크고 화려한 목걸이는 바이아 여인의 대표적인 의상이다.
사실 1930년~50년대까지 브라질의 이미지는 미국에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코파카바나란 해변이고 또 하나는 카르멘 미란다의 바이아 여자 이미지였다. 1960년대 이후에는 그 유명한 노래 이파네마의 소녀 덕에 바뀌긴 해지만.
“바이아 여자에게는 무엇이 있나?”라는 바이아 출신의 작곡가 도리바우 까이미의 작품이다. 도리바우 까이미는 바이아에 관한 많은 명곡을 만들었다.
바이아 여자의 이미지에 관한 유명한 노래가 하나가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바이아 여인의 좌판’이란 노래이다.
이 노래는 바로 아리 바호주가 만든 노래이다. 아리 바호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라질 국민가요라고 할 수 있는 브라질의 수채화를 만든 사람이다.
그는 월트 디즈니에서도 일했는데 그때 만든 작품이 바로 도널드 덕이 브라질을 여행하는 시리즈로 “브라질”, “바이아에 가보셨나요?”이다.
아리 바호주 역시 바이아에 관한 명곡들을 많이 남겼고 “구두 공의 거리에서” 또한 그의 작품이다.
사실 미국에서 브라질의 문화가 널리 알려지게 된 이유는 미국이 남미가 공산화가 되는 것이 두려워해 친선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브라질과 많은 교류 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다. 특히나 음악과 문화에 대해 지원을 하기 시작했었고 그 정책 중의 하나로 미란다 카르멘의 미국 공연, 월트 디즈니의 만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아리 바호주의 노래 ‘바이아 여인의 좌판'처럼, 과거 식민 시대부터 아프리카 출신의 바이아의 여인들은 자신들의 아프리카에서부터 내려온 전통의상을 입고 좌판을 머리에 이고 거리로 나가 그들의 음식을 팔았다. 그들은 대부분 깐돔블레의 커뮤니티 출신들이었다.
그건 마치 우리의 어머니나 할머니들이 떡을 쑤어서 길에 나가 좌판으로 팔면서 자식들을 공부시킨 것처럼 바이아의 여인들은 그들의 전통의상을 입고 길에서 좌판으로 음식을 팔면서 그들의 생활과 그들의 깐돔블레 커뮤니티와 문화를 지켜나가기도 했다.
노래 '바이아 여인의 좌판'에는 특별한 전통 음식으로 채워져 있다. 바타파, 까루루, 웅구사등이 그것인데 이 음식은 바이아의 전통 음식이기도 하지만 아프리카에 뿌리를 두고 있기 음식이기도 하다.
올리브기름이 유럽 출신들을 대표하는 기름이라면 덴데 기름은 바로 아프리카 출신을 대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바이아 음식에는 유독 덴데 기름을 사용하는 음식이 많다.
바이아 음식은 주로 깐돔블레의 제례 의식 때 많이 사용된다. 대게 깐돔블레 의식은 한밤중에 이루어지고 거의 새벽이 되어야 끝이 난다.
깐돔블레를 주관하는 곳의 여자들은 바타파, 까루루, 웅구사, 아바라, 아까라제 등등의 음식을 준비해서 사람들에게 대접했다. 그리고 이런 음식들은 그들의 수호성인 오리샤 들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음식을 먹음으로써 정령이 자신들을 보호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음식 중 아카라제는 대표적인 바이아의 길거리 음식이 되었다. 아카라제는 덴데에 튀긴 빵 속에 바타파나 까루루, 새우와 고추기름(피멘타)을 넣어서 먹는 음식이다.
이런 음식은 어김없이 바이아 여인이 좌판을 깔고 음식을 제공한다.
그리고 사우바도르에는 아카라제를 어느 길에서나 만날 수 있다. 그래도 거리 맛집으로는 히우 베르멜류, 이따뿌앙 같은 곳이 유명하다.
우리는 음식 중에는 특별하게 영혼의 영양을 주는 음식이 있다고 믿는다.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우리 한국 사람의 영혼에 영양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우리에게 밥심이고 매운 고춧가루 혹은 그것이 가득 담긴 김치이기도 하다.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 한국 사람의 영혼에 영양을 주는 음식이라고 믿었다.
브라질 인디오들에게는 만지오카 가루(파링냐라고 불리는)가 그들의 영혼의 양식이었다.
바이아의 아프리카계 후손들에게 바로 덴데 기름은 특별한 것이다. 그들의 문화 장인들은 그것의 근간을 덴데라고 이야기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런 덴데가 들어있는 또 다른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바로 무께까를 말할 수 있다.
무께까는 토마토, 피망 같은 야채에 소금기가 있는 생선이나 해산물들을 넣고 끓인 스튜 요리이다. 이 요리 역시 코코넛 밀크와 그 특유의 덴데 기름을 사용해서 그 에너지를 높였다.
이 음식은 브라질에서 혹은 전 세계에서 브라질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생선이나 해산물들의 푸짐한 건더기와 국물이 녹아있는 이 독특한 맛의 바이아 음식은 세계인을 바이아로 여행시켰고 그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 맛의 비밀은 코코넛 우유, 덴데 기름, 고수 그리고 라임의 양의 조합에 있다. 6월 2일 광장에 있는 플로 여사의 요리 학원에서도 항상 그렇게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