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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철 Jan 13. 2019

<브라질 팔도유람>
01.4 바이아, Bahia

바이아에서...

바이아에서 특별한 청춘을 보냈다.

모든 성인의 바다를 보면서 특별함을 느끼기도 했다.

사람도 만나고, 사랑도 하고, 이별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바이아의 바다는 그대로였다.


때론 석양이지는 해변도로를 지나면서 붉게 물든 하늘 아래로 바람에 비스듬히 서 있는 야자수 나무가 마치 그림자놀이를 하는 광경에 이국적인 그리움을 느끼기도 했다.

해변도로는 항상 차가 막혔지만, 그건 별로 괴이치 않았다. 일정한 간격으로 길게 정렬해 있는 하얀색 가로등과 오렌지색 가로등이 야자수를 너무 낭만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그래서ᅠ어디선가 그리움이 가득한 노래가 들릴 것 같았다.

그렇게 가다 보면 바하 등대가 보였다.ᅠ

그 주변에 미녀들이 크게 있는 광고판들과 바다를 향해있는 레스토랑 등이 열대의 향기를 품고 있었다.

바하에서 빅토리아로 올라가는 언덕에 숨은 그림이 갑자기 크게 보이는 것처럼 또다시 바이아의 바다가 보였다.

그곳에선 항상 고기잡이배들이 바다를 위를 떠 있곤 했었다.

콘세이상 성당의 언덕은 바다를 향해 싸구려 바들이 즐비했다.

선원들이 이곳 땅에 닻을 내리면 그곳에서 여자들을 찾겠지. 예술가들도 그것에서 다양한 색깔들을 찾겠지.ᅠ

사우바도르는 바다 위의 절벽처럼 높게 형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천연 요새였고, 외부로 방어하기가 좋았다. 그래서 이곳에 도시가 만들어졌다.

 라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시다지 알우타(높은 도시)에 올라가면 한눈에 180도 파노라마처럼 바이아의 바다가 펼쳐진다.

그리고 바로 그 아래는 시다지 바이샤(낮은 도시), 그곳에서 많은 사람이 항구로 물건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중노동에 시달렸다.


몇백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바이아의 바다ᅠ

멋진 풍광처럼 이따빠리카 섬 위로 거대한 구름들이 선명한 입체성을 들어낸다.

때론 저 멀리 먹구름에서 비가 오는 것이 보이기도 하고, 석양이 질 때면 붉게 물들어 주곤 했다.

새벽엔 새벽의 바다가, 아침에 아침의 바다가, 한낮에는 한낮의 바다가, 석양이 비추면 석양의 바다가, 늦은 밤에는 늦은 밤바다가 있었다.

저 바다 멀리 포르투갈 사람들이, 아프리카 사람들이 집을 떠나서 이곳으로 왔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저 바다를 건너왔을까?

그리고 건너온 사람들은 다시 저 바다를 건너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내가 처음 바이아에 왔을 때 내가 탄 택시는 구두 공의 거리를 지나 우회전을 해서 펠로우리뇨 언덕까지 왔었다.

지금은 차가 펠로우리뇨 언덕을 진입하지 못하지만, 그때는 차가 다녔었다.

로마 시대의 돌로 만든 길처럼 특유의 울퉁불퉁한 오래된 돌로 이루어진 길바닥을 덜컹거리면 택시가 올라갔었다.



택시는 덜컹거리고, 사람들은 들썩이고, 내 마음은 술렁거렸다.

그때가 1월, 카니발을 기다리는 한여름이었다.

뜨거운 태양과 그 아래로 거리는 넘실거렸다. 

흥겨운 북소리와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활기차 보여 조금 있으면 파티라도 할 것 같았다. 

그리고 해가 지면 어디선가 파티가 계속되겠지

바이아…. 검은 로마, 24시간 음악이 끝이지 않은 곳.

나는 펠로우리뇨 언덕에서 처음 숙소를 잡았는데, 내가 처음 묵은 숙소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작가 '조지 아마두'가 집필실로 썼다는 곳이었다.

하지만 숙소에 들어가니 방은 너무 음침하고 어두웠다. 

그 뒤 돈을 훨씬 더 주고 바다가 보이는 방으로 바꾸었는데, 그때 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창문을 열어 주었을 때 그 느낌은 잊지 못한다.

바이아의 바다가 은빛 너울을 머금고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 광경이 너무나 행복해서 나도 이곳에 있으면 조지 아마두 같은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바이아에서 청춘이 시작되었다.

바이아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랑도 하고, 이별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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