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구불구불한 길...
그 구불구불한 길을 운전하는 것이 좋았다.
아마 미나스 제라이스에서는 도시에 머무는 것보다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더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난 버스 여행을 좋아했다. 브라질을 방문할 때면 이상하게 한 번씩은 장거리 버스 여행을 하곤 했다.
상파울루에서 바이아를 간다거나 혹은 바이아에서 리오로 간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럴 때면 언제나 미나스 제라이스를 거쳐 가곤 했다.
40시간, 30시간씩 버스를 타고 아무 생각 없이 차창 밖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차창 밖의 무덤덤한 풍경에서 내 과거가 툭툭 떠오르곤 했다.
도시 중에서 벨로 오리종찌란 이름이 가장 멋있다고 생각했다.
‘아름다운 지평선’
이 도시에 가까워지면 언제나 azymuth의 음악을 듣고 또 듣곤 했다. 그것은 ‘지평선 위의 비행기’와 ‘지평선’이란 노래들이었다.
그들의 음악은 언제나 젊은 날의 그리움을 아주 가득 끄집어내 주었다.
이 노래를 들을 때, 운이 좋아서 저 멀리 석양이 지평선 위에 펼쳐지면 너무나 아름다워 그냥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사실 석양의 지평선이 그리 아름답지는 않았다. 어쩌면 어떻게든 꿈틀꿈틀하던 내 청춘이 불쌍하고 아름다웠는지 모르겠다.
이상하게 미나스 제라이스에서는 많은 도시를 돌아다녔지만 제대로 안식을 취한 적이 별로 없었다.
항상 쫓기여서 도시에서 나오고 쫓기어서 숙소를 찾곤 했다.
그야말로 악전고투였다. 그럴 때 그 상황을 멋지게 즐기지 못하는 속 좁은 내 인간성이 원망스럽기도 하였다. 그런 내 마음의 크기 때문에 브라질의 아름다운 자연은 그저 스쳐만 지나갔다.
어떤 도시에 갔을 때는 동네 밴드가 삼바 파고지를 신나게 연주하였다. 아마 그 도시는 ‘미나스의 강들 사이’란 이름을 가진 것 같다.
그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고 그럴 때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나는 알고 있었다.
그들은 악기 하나를 나에게 건넸고 짐작 모른척하면 삼바를 연주했다. 그럴 때면 역시나 그들은 놀라운 눈초리와 함성을 지르곤 했다. 짐작 모른 척했지만 난 그것을 즐겼다. 그건 나에게는 아주 기분 좋은 일이었다.
실제로 아름다운 지평선 ‘벨로 오리종찌’를 악전고투로 나올 때는 공항에서 돈이 하나도 없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신용카드로 항공권을 사려 했는데 항공사 직원을 내 카드를 긁어보더니 안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난 절망하고 있었는데 다른 직원이 인터네셔널 카드냐고 물어보더니 다시 결제를 시도했다.
그리고 영수증이 출력되는 소리가 났는데 그 소리가 그토록 아름다운지 몰랐다.
그렇게 벨로 오리종찌를 떠나갔다.
드디어 비행기 안에서 azymuth의 ‘지평선 위의 비행기’를 들었다.
아래로는 ‘아름다운 지평선’이 펼쳐졌다,
‘라나나 라나나 라나나~ 라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