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빨리 흘러간 게 아니었다. 시간은 늘 그렇게 누구에게나 똑같은 시간이었다. 그 속에서 내가 바쁘게 살아왔던 거였다. 순간순간 생활에 충실했지만 인생을 잘 알지도 못한 채 바쁜 나의 생활 속에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다.
인생의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나의 남편은 나에게 30대 초반부터 얘기했었다. 그때는 계획을 세우려 해도 사실 잘 감이 오지 않았다. 연초가 되면 한 해의 계획은 세워왔지만 늘 단기 계획이었다.
순간순간 열심히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직장과 가정에 충실하면서 열심히 살면 되는 것 아닌가. 막연한 이런 생각들을 했었다. 더군다나 인생에 남은 날들이 무수히 많은 것 같았다. 무슨 계획을 몇 살까지 세워야 되는 것인가가 막막했었다. 나는 아이를 언제 낳을 것인가. 직장을 언제까지 다닐 것이며 나의 노후는 언제부터인가. 나는 언제부터 인생을 즐기면서 살 것인가에 대해…… 나는 그렇게 10년의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웠다.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인생은 덧없다는 말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지나고 보니 세월은 무수히 많은 날들이 아니었다. 1년이 하루처럼 저장되기도 하고, 2년이 같은 의미로 기억되기도 한다. 마치 기억 속의 사진처럼 커다란 의미를 지닌 단편만이 존재하는 듯하다. 모래시계에서 모래가 떨어지는 것처럼 그렇게.
내 인생의 기본적인 계획을 세우려 하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실현 가능한 것인가?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기본적인 인생의 계획안에 오늘을 의미 있게 살자.
주저하지 말자.
내 마음을 들여다보자.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생각해보게 된다.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계획에 넣고, 그다음 하고 싶은 것들을 계획안에 넣었다.
인생이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때로는 나를 좌절시키기도 하며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고, 때로는 뜻밖의 보상으로 나의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기도 하였다. 인생의 일들은 나를 들었다 놨다 했다.
양손에 떡을 다 쥘 순 없기에 그때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기도 했다. 많은 순간이 희로애락을 느끼게 했다.
인생엔 어차피 공평함과 불공평함 그리고 공정함과 불공정함이 모두 존재한다는 것을 이미 나는 안다.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수정하면 된다.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인생의 목표가 있고 그 방향으로 향해 가는 것은 뒤돌아볼 때 내 인생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기에.
나는 99세까지의 그래프를 그렸다. 그 종이 한 장에 내가 99세까지 들어있다. 내 인생의 일들은 종이 한 장으로 정리될 수 있는 그다지도 많은 것들이 아닐 수 있다.
나를 위한 투자하기
글쓰기
동화책 쓰기
필라테스로 건강관리하기
재테크
원하는 곳에 살기
가족과 전국일주
특수교육교재 만들기
후원하기…...
이렇게 계획을 세우지만 여전히 70세 이후는 어떤 계획들로 나를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내 인생의 마스터플랜은 6대 4의 비율로 사는 것이다.
현재를 의미 있게 사는 것이 6이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4이다.
계획과 다른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계획된 방향대로 갈 수도 있다. 괜찮다. 내 인생의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일 수 있으니까.
미래를 계획하고 오늘을 의미 있게 나답게 살면 그것이 곧 나의 인생이니까. 나는 이렇게 99세까지 살고 싶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여유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