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싱가포르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본 사람이라면 생소하고 특이한 껌에 관한 법을 들어봤을 것이다.
껌을 반입하거나 판매하면 안 되기 때문에, 당연히 씹을 수도 없고 몰래 생긴 껌을 씹어도 안된다. 걸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
그럼 왜 이 나라에선 껌을 씹을 수 없게 되었을까?
싱가포르에 껌에 대한 법이 생긴 결정적인 이유는 지하철과 관련이 있다. 1990년대 초 싱가포르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6조 원가량을 투자하여 mrt라는 우리나라의 지하철을 건설하고 1987년 11월부터 운행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지하철 문 센서에 껌을 붙여서 센서가 인식되지 않아 지하철 문이 작동되지 않자 지하철이 정상 운행되지 않은 사건이 일어났다. 그 후 1992년 츄잉 껌에 대한 법이 도입이 되었다.
실제로 법에는 껌에 대한 수출과 수입 금지, 껌에 대한 유통 금지 형태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따라서 껌을 씹으면 껌이 불법으로 반입되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벌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껌을 씹다 적발되면 $1000
껌을 유통하면 $2000
껌을 허가 없이 수입 수출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만 달러
*참조 callspring.blogspot.com
싱가포르에 살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시행되는 법이나 규정에 당혹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껌은 어느 날 갑자기 시행되기 시작한 것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1980년에 처음 접근하기 시작해서 광고나 판매, 광고 등의 통제가 일부 시작해서 금지령은 1992년에 도입이 되었으니.
1983년 Teh Cheang Wan(ministry of national development 장관)에 의해 금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안되었다. 껌을 아무 곳에나 버린다는 구체적인 상황은 도로 위는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파트 우편함 열쇠 구멍에 붙여 우편함 열쇠 구멍을 막거나, 엘리베이터 버튼, 계단 등을 더럽힌다는 이유로 껌을 금지해야 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법제화되지 않았었다.
그 후에도 이런 일들은 계속적으로 일어났다. 싱가포르는 대체적으로 도로가 깨끗하기 때문에 도로에 붙은 껌을 떼어내고 청소하는데 많은 예산이 쓰이는 것도 금지령이 생긴 하나의 이유였다. 거리의 청결을 지킬 수 있는 요소들 중 쓰레기를 길 위에 버리지 않는 것, 공공장소에 낙서를 하지 않는 것, 침을 뱉지 않는 것 등과 마찬가지로 껌도 같은 맥락에서 보기 때문에 이 같은 금지령이 시행된다고 보면 된다.
비샨역 바닥에 붙어 있는 껌들
*참조 위키백과
얼마 전 나의 남편은 한국으로 출장 온 카릭에게 재미있는 일화를 들었다.
싱가포르 이웃인 카릭 가족은 독일인 가족으로 카릭의 직장으로 싱가포르에 오게 되었고 4년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의 두 아들은 모두 인터내셔널 학교에 다니고 있고, 현재 6학년과 9학년이다.
그의 두 아들은 운동과 여행에 관심이 많은데 특히 둘째 아들인 오스틴은 최근 돈을 버는 것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그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였다. 작년 코비드 상황이 나아지면서 그들은 그들의 고향인 독일에 갔었다. 한 달 이상을 그곳에 머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컴백했다.
그런데 그의 둘째 아들인 오시틴이 껌을 몇 뭉치 사서 몰래 캐리어에 넣고 입국한 것이다. oh my gosh! 그. 런. 데. 아무 문제없이 입국 심사대를 통과해서 집으로 왔다.
그리고 개학을 하고 학교를 가서 그는 친구들에게 껌을 팔았다. oh my gosh!! 1통이 아닌 낱개 1개당 2달러, 3달러.
가격은 현지에서 사는 가격에 몇 배였지만 그의 학교 친구들은 그 껌을 서로 사고 싶어 했고 그 껌은 순식간에 sold out이 되었다고 한다.
오스틴의 용돈으로 껌을 사서 용돈 몇 배 이상을 수익을 냈고 그의 목적인 돈을 벌었다.Wow!
오스틴은 신났고 그 후로 그의 가족은 말레이시아 여행을 떠났다. 말레이시아 여행 마지막 날 카릭은 둘째 아들인 오스틴의 캐리어를 보고 기겁을 했다고 한다. 그의 캐리어 한쪽 면에 지난번보다 훨씬 많은 양의 껌이 가득 있었다고 한다. Are you crazy? 그래서 그는 오스틴에게 입국하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너를 보호 줄 수 없다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껌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라고 했는데 오스틴이 망설이다가 가져간다고 했다고 한다. 그는 아들인 오스틴에게 그 모든 책임은 네가 져야 한다고 한 뒤 떨리는 마음으로 입국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껌은 걸리지 않았고 오스틴은 집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다.
며칠 후 오스틴은 학교에서 지난번처럼 껌을 팔기 시작했다. 지난번보다 좀 더 높은 가격에. oh my god!
그럼에도 불구하고 껌은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던 어느 날, 하교해서 집에 들어온 오스틴은 더 이상 껌을 팔 수 없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너무 재밌었다. 오스틴에게 껌을 살 수 있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면서 학교에 다니는 저학년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면 오스틴 반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한다. 그 줄이 너무 길어져 학교에 소문이 나고 선생님들까지 알게 되어 그것으로 그 일은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찰리와 쵸콜렛 공장 포스터 캡처
풍선껌을 씹는 재미를 아이들은 느껴보고 싶지 않을까.
이 나라에 사는 한 나 또한 맘 편히 껌을 씹어 볼 일은 전혀 없을 것 같지만 그깟 껌이 뭐라고 금지령으로 인해 또 못 씹을 건 또 뭔가 싶다.
껌도 없는데 입이 궁금하다면 오징어 다리를 씹고, 풍선껌으로 풍선 불고 싶으면 그냥 풍선이라도 불어야 될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