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는 리더’ 이야기

by Taeyoung

최근 몇 년간 저는 정부의 각종 사업 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며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사업들을 직접 살펴볼 기회를 자주 가졌습니다. 특히 대면평가 과정은 발표 자료나 서면평가만으로는 알 수 없는 현장의 온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자리입니다.

대면평가에 들어서면 자연스레 한 가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이 사업에 대한 해당 지자체의 관심도입니다. 발표와 질의응답에 누가 참석하느냐만 봐도 분위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보통은 책임부서 과장급이 주로 나서지만, 때때로 국장급 최고 책임자가 직접 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순간, 심사위원들은 그 지역을 다시 보게 됩니다. ‘이 정도로 무게감 있는 사람이 직접 왔다면, 이 사업에 대한 진정성이 남다르구나’ 하고 말이죠.

물론 국장급이 직접 발표를 하는것과 날카로운 질문 세례를 버텨내는 일은 결코 편치 않습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현장에 서는 이유는 단 하나, 조직과 지역사회를 위해서입니다. 이런 경우, 결과는 대체로 좋습니다. 높은 점수와 수상은 자연스러운 귀결입니다.


진짜 감탄을 부르는 순간

하지만 참여 자체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저는 평가 과정에서 더 눈여겨보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책임자가 사업의 내용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입니다.

대체로 많은 책임자는 발표 후 세부 질문을 하급자에게 넘깁니다. 나쁘지 않은 방식이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이는 큰 틀만 직접 답하고 세부 사항은 실무자에게 맡기지만, 어떤 이는 사업 전반을 꿰뚫고 거의 모든 질문에 구체적이고 정확한 답변을 내놓습니다.

특히 국장급이 이런 모습을 보여줄 때, 심사위원석에 앉아 있는 저희도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이런 리더들은 대개 실무자 시절부터 제도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있고, 그 과정에서 생긴 자부심이 업무 전반에 스며 있습니다. 결국 이런 지역이 최고 점수와 최고 등급의 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편을 감수하는 리더, 현장을 아는 리더

이런 경험은 늘 저를 리더십의 본질로 이끌어갑니다.

본인이 불편해도 조직을 위해 감수할 수 있는 리더.

현재 맡은 일을 깊이 이해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리더.

막혀 있는 일을 뚫어주고, 구성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리더.

리더십에 관한 제 이전 글에서도 강조했듯, 이는 ‘자리’에서 비롯되는 권위가 아니라 ‘행동’에서 나오는 존경입니다. 구성원들은 그 행동을 기억하고, 그 리더를 신뢰하게 됩니다.


사회복지 현장에 바라는 점

사회복지 영역에서도 이런 리더가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현장을 잘 알고, 직접 발로 뛰며, 제도와 행정을 연결하는 사람. 단순히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물을 치워주고 길을 터주는 사람.

그런 리더가 있는 조직은 사업이 ‘잘 돌아가는’ 수준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과 신뢰까지 얻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조직에서 어떤 위치에 있든, 기억했으면 합니다.

리더십은 직책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그 태도가 현장을 살리고, 사람을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변화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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