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관심받아 본 적 없는 사람의 반응

by Boks Daddy

살면서 누가 나를 먼저 좋아해 본 적이 있나..?

딱히도 아니다.

그냥, 단 한 명도 없었던 것 같다.


못생겼다고 스스로 생각했고, 유머나 운동신경 같은 특별한 장점도 없었다.

정말이지, 지극히 평범했다.

그렇다고 내가 인기가 없었다는 건 아니다.(아니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진짜로 누가 나에게 먼저 다가오거나,

'좋아한다'고 표현해 준 적은 없었다.


나는 늘 먼저 고백했고,

차였고,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아도 차였고,

"매력이 없는 것 같아"라는 말도 솔찬히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녀가 천천히 나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걸 호감이 아닌, 그냥 직장 동료로서 친밀감을 쌓기 위한 접근 정도로만 받아들였다.


여러 번 그녀가 이야기해 줬지만, 나를 좋아하게 된 시점이나 그런 순간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기억나는 몇 가지 말들 중,

"매니저님은 직원이 잘못한 일에 대해 책임을 떠넘기지 않네요. 신기하다."라는 말이 깊이 와닿았다.


'....?'


그땐 그 말이 왜 그렇게 '신기하다'는 건지 잘 몰랐다.

하지만 그 이류를 이해하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병원에서 일했고 힘든 일이 많았다.
늘 무거운 일들이 쏟아졌고, 그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고 했다.

사회초년생으로서 열심히 하려 애쓰던 시기였지만,
주어지는 일은 그녀 몫이었고,
책임은 늘 상사가 아닌 그녀가 지게 됐다.


환자 보호자에게 욕을 한 바가지 먹고 나면
상사는 뒤늦게 나타나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고,
그녀가 설명하면 “네가 잘했으면 안 그랬지”라고 되려 혼냈다고 했다.


나도 비슷한 시절을 겪었다.

사회초년생일 때 억울한 일도 많았고 목격하기도 했다.

상사에게 책임을 전가당한 적도 있었다.

심지어는 나의 책임임을 공공연하게 외치듯 이야기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무안을 주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에 다짐이 하나 쌓였다.


'내가 관리자급이 된다면, 절대 저러지 말아야지.'


누구나 실수는 한다.

하지만 그 실수를 처음부터 나무라기만 한다면,

그 사람은 언제 깨닫고, 어떻게 고치고, 또 얼마나 서러울까


그런 마음으로 직원들을 대했고,

그런 태도를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을 때,

그녀는 그걸 '처음 보는 사람 같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용히 나를 지켜보게 됐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게 그녀에게는 '신기한 사람'이었고,

그 신기함이 어느새 호감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그걸 눈치채지 못했다.

그랬던 것 같다.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때였던가,

치킨 이야기가 괜히 오래 머물렀던 건.


Epilogue,

그때 그녀는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듣는 노래가 있다고 했는데, 이 노래 가사는 잘 몰라도 제목에서 날 많이 좋아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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