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30분, 어둠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새벽. 핸드폰 첫 알람이 방 안의 적막을 깨운다. 이불은 나를 일어나지 못하게 꽉 움켜 잡고 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옷을 갈아입는다. 창밖엔 가로등 불빛만이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을 뿐이다.
오늘도 보통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차의 시동을 켜고 운전대를 잡는다. 목적지는 내가 평소에 운동하는 배드민턴 전용 구장이다. 체육관에 들어서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서로 인사를 가볍게 나누고, 몸을 푼다. 셔틀콕이 오고 간다. 라켓에 맞아 날아가는 셔틀콕 소리가 조용한 새벽 공기를 가른다.
"좋았어!"
"오늘 컨디션 좋은데요?"
서로 격려하며 셔틀콕에 집중한다. 한 점, 두 점, 긴 랠리가 이어진다. 어느새 온몸은 땀으로 젖어 있다. 경기가 끝나면 이긴 팀은 남아 있는 셔틀콕을 나누어 가진다. 경기를 하기 위해 각자 한 개씩 코트로 가져고 왔던 셔틀콕이다. 보통 세 게임을 하고 나면 어느덧 츨근해야 할 시간이 된다. 출근 모드로 변장하기 위해 샤워를 한다. 운동 후에 하는 샤워는 행복감을 더한다. 몸을 타고 흐르는 샤워 물줄기는 스트레스와 피로를 같이 씻어 내린다.
체육관을 나서면 어느새 동이 터 있다. 난 이 순간이 참 좋다. 하루의 시작이 행복하면, 남은 시간도 자연스레 기쁨으로 채워진다. 그렇게 새벽의 배드민턴은 내게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를 준다. 몸을 움직이며 하루를 여는 이 시간이 있기에, 나는 더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다.
출근길 차창으로 밖을 바라본다. 여전히 이른 아침이지만 도로에는 벌써 많은 차로 가득하다. '저 차에 있는 사람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루를 시작하겠지?' 그게 일상일테니.., 그 일상은 각자 보통의 하루가 된다.
작은 하루들은 모여서 인생이 된다. 나의 하루는 새벽에 하는 배드민턴으로 시작한다. 그게 보통의 하루다. 평범한 하루를 온전히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오보하, 오늘도 보통의 하루. 그 보통의 하루가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