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저민 하디, 퓨처 셀프(Future Self), 2024.9.25.
조직심리학자로 자기 계발 분야 파워 블로거이자 베스트 셀러 작가인 벤저민 하디의 《퓨처 셀프(Future Self)》는 나에게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었다. 자기계발서를 출간한 경험이 있는 나는 자기계발서를 보는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아무 생각없이 유튜브를 보다 접한 이 책은 현재의 내 선택에 대한 재검토 기회를 갖게 한 ‘미래 지향적 사고 도구’였다. 벤저민 하디는 “과거가 현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가 현재를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흔히, 우리는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능력을 고려하면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릴 때 현재의 행동이 바뀌고, 그 변화가 새로운 현실을 만든다고 말한다.
책은 ‘미래 자아(Future Self)’라는 개념을 단순한 상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나침반으로 만드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현재 정체성은 당신이 미래에 되고자 하는 사람에 의해 형성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현재의 나는 ‘이미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내가 ‘5년 후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기후환경 분야 전문가’가 되고자 한다면, 오늘의 선택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은 ‘그런 전문가라면 무엇을 할까?’라는 질문이어야 한다.
벤저민 하디는 미래 자아를 현재로 끌어오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미래 자아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하는 것이다. 직업, 생활 패턴, 경제 수준, 인간관계, 가치관까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려야 한다. 막연하게 ‘성공한 나’가 아니라,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글을 쓰고, 한 달에 두 번은 독서모임을 주최하며, 환경 관련 칼럼을 연재하는 나’처럼 상세하게 묘사해야 한다.
둘째, 현재의 습관과 환경을 미래 자아에 맞춰 재설계한다. 최근 내 모습은 글쓰기를 매일하는 습관처럼 꾸준히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피곤하다는 이유로 그러지 못한 날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미래의 나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한 작가’라고 정의하자, 미래의 나, 그 작가는 오늘 글을 쓰지 않는 자신을 용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작은 글감이라도 매일 기록하는 습관을 만들기로 했다.
셋째, 행동의 기준을 ‘현재의 편안함’이 아니라 ‘미래의 성취’로 옮기는 것이다. 하디는 말한다.
“미래의 자신을 위해 지금의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는 현재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때로는 즉각적인 만족을 미루는 결단을 요구한다. 예컨대, 평일이나 휴일에 TV 시청을 줄이고, 그 시간을 미래 자아가 필요로 하는 역량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다. 꾸준히 독서를 하고, 영화, 연극, 그림 등을 감상하며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은 좋은 예이다.
책에서 조금은 도전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미래 자아에 맞지 않는 것들을 과감히 끊어내라’는 조언이었다. 여기에는 사람, 습관, 환경이 모두 포함된다. 처음에는 다소 냉정하게 느껴졌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성장은 결국 선택과 포기의 연속임을 인정하게 됐다. 나 역시 지나치게 부정적인 대화를 나누는 지인들과의 만남을 줄이고,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더 자주 교류하기로 했다.
벤저민 하디는 또한 ‘정체성’의 힘을 강조한다. 그는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방식으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만약 내가 나 자신을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정한다면 설령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최소한 몇 줄은 쓰게 된다. ‘행동이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이 행동을 만든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는 ‘미래 자아’라는 개념이 단순한 목표 설정을 넘어, 현재의 나를 끊임없이 재조정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제 나는 매일 아침, 미래의 나를 떠올리며 이렇게 물을 것이다.
“오늘의 선택이 그(미래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그리고 그 대답이 ‘그렇다’가 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부터 미래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나를 바꾸어 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