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명상을 한 소감
10분 명상을 시작한다.
혼자 있는 거실의 고요함 속에, 온전히 나만이 존재한다.
코끝으로 드나드는 호흡에 마음을 머물러보려 하지만, 고요는 이상하게도 여러 생각을 불러올 뿐이다.
배드민턴 라켓이 공을 놓치던 순간,
사무실 책상 위에 쌓아둔 일들,
아득한 과거의 후회,
그리고 퇴직 이후의 막막한 그림자까지.
수많은 생각들이 제멋대로 머릿속을 스치다 머물렀다가,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호흡에 집중해야 하는데 마음은 현재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음챙김’으로 알려진 mindfulness의 창시자 존 카밧진은 이렇게 말한다.
“명상은 생각을 지우는 일이 아니라, 떠오름을 알아차리는 연습이다.”
그 말을 떠올리며 나는 생각을 억지로 밀어내지 않기로 했다.
그저 “아, 또 왔구나.” 하고 가볍게 인사한 뒤
다시 숨으로 돌아오는 것.
현재는 붙잡아두는 시간이 아니라,
계속해서 돌아오는 자리임을 깨닫는 순간
명상 중 몰려드는 많은 생각들 속에서도 조금은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오늘도 숨이 드나들고,
그 사이로 생각이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나는 그 흐름을 바라보며 조용히 현재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마침내, 아주 잠시—
고요가 나를 받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