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생활
지난 월요일, 아이들이 다니는 국제학교에서 공지가 울렸다.
"Crazy Sock Day" 란다.
이건 또 대체 뭐지..
공지문을 꼼꼼하게 읽어보니 터키와 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금 마련 행사였다.
금요일에 모든 학생이 다같이 크레이지 삭스를 신고와서 5rm 씩 기부를 하는 작은 이벤트였다.
이벤트 데이에서 배우는 국제 이슈와 기부
처음에는 크레이지 삭스랑 기부랑 무슨 상관이 있지 싶었는데..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터키와 시리아의 현 상황에 관심을 갖게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국제학교는 영국식 학교로 교복을 입고 다닌다.
복장에 관한 규율이 까다로운편이라서 교복을 입을 때 양말은 무조건 아무런 상표가 표시되지 않은 올블랙 또는 올화이트로 신어야 한다. 신발 또한 상표가 드러나지 않아야 하고, 흰색이 정말 1도 없는 올블랙 슈즈로 신는 것이 교칙이다. 그러다보니 말레이시아에서는 따로 스쿨슈즈, 스쿨양말이라는 것을 팔 정도이다.
매일 검정 양말만 신던 아이들에게 내일은 크레이지 삭스데이라서 양발에 각각 빨간색, 파란색 양말을 신고 가자고 이야기했다.
- 왜 크레이지 삭스 데이야? : 터키와 시리아가 지진으로 큰 피해를 겪었는데 돕기위한 기부금을 모은대
- 지진은 언제 일어났어? 많이 다쳤어?
- 우리가 기부금을 주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어?
크레이지 삭스로 시작한 대화가 자연스레 지진 피해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다음날 우리아이들은 양발에 각각 빨강, 파랑 양말을 신고 5rm 씩 들고 학교에 갔다.
말레이시아 돈으로 5rm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1,500원 되는 그리 크지 않은 돈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그렇게 모은 돈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본다.
그리고 부담되지 않는 돈과 재미있는 이벤트로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의 상황에 관심을 갖게하는 학교의 이벤트에도 감타과 함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런 이벤트는 한국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 날 오후, 학교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크레이지 삭스 사진!
알록달록 양말을 신고간 아이들 모두 기억에 남는 날이었길,
5rm 을 선생님께 내니 선생님이 "Thank you" 라고 말해줘서 기분이 좋았다는 우리 1학년 둘째 아이.
기부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기억하길.
그리고 터키와 시리아의 지진 피해 상황이 어서 빨리 나아자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