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사방에 봄빛이 완연하다.
지저귀는 소리와
갓 틔운 초록의
설익은 풋내
그렇게 마주친
들꽃을 보자니
그 봄을
지게 두고 싶지 않았다.
하여-
조금 따다 말렸다.
바랜 듯
오늘의 색을 머금길 바라며
두껍고 무거운 책 안
가장 좋아하는 글귀에 묻어 두었다.
곁에 두되 잊고 지내야지.
잊고 지내려던 것마저 잊을 즈음
꽉 물린 책장 사이로
생이 깊게 배어들면
켜켜이 말려 둔
말간 풀 내음이
너를 오늘로 불러들일 것이다.
그럼 매일이 아쉬운 너에게
갈무리해 둔 이 계절과
상냥한 마음을 전할 수 있겠지.
그렇게
봄을 곁에 두고
사계절
꽃처럼 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