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 갈피

by 완연한 봄

온 사방에 봄빛이 완연하다.

지저귀는 소리와

갓 틔운 초록의

설익은 풋내


그렇게 마주친

들꽃을 보자니


그 봄을

지게 두고 싶지 않았다.


하여-

조금 따다 말렸다.


바랜 듯

오늘의 색을 머금길 바라며

두껍고 무거운 책 안

가장 좋아하는 글귀에 묻어 두었다.


곁에 두되 잊고 지내야지.

잊고 지내려던 것마저 잊을 즈음


꽉 물린 책장 사이로

생이 깊게 배어들면


켜켜이 말려 둔

말간 풀 내음이

너를 오늘로 불러들일 것이다.


그럼 매일이 아쉬운 너에게

갈무리해 둔 이 계절과

상냥한 마음을 전할 수 있겠지.


그렇게

봄을 곁에 두고


사계절

꽃처럼 웃길.

작가의 이전글토마토의 붉음 /마누셰르 엑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