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난(蘭)

by 완연한 봄

봄볕 아래

꽃처럼 만개한

너를 보았다.


호접란을 품 안 가득 안은 채

빛에 흠뻑 취한 듯

하늘하늘 춤을 추는 너다.


창문 너머

쨍한 풀 내음과 낮게 깔린 구름마저

너를 안고 뒹굴며 축복하는구나.


꽃과 들풀,

그 푸릇함을

찻잔에 담아 호로록 마시면

네 안의 그늘도

조금은 옅어지지 않을까.


그러니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을 것처럼

천진히 웃어다오.


오늘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축복하고 사랑하며,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천천히 지나가다오.


그리고 언젠가—

오늘을 떠올릴 때,


한 송이 난(蘭)을 위해

긴 침묵의 강을 건넌 봄이

너에게 전한 말을 기억해 다오.


가장 아름다운 찰나가 아닌,

가장 행복할— 열매를 맺길.

난(蘭), 그저 네가

행복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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