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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별 Nov 04. 2023

쌓아둔 능력치를 발견하는 순간


수학여행에 가지 않았더니 친구가 놀이공원에서 기념품을 사 왔다. 생각해 준 마음 자체에 고마웠지만 솔직히 기념품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원래의 나였으면 절대 사지 않았을, 크고 귀여운 키링이어서 조금 난감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가만히 보다가 매직을 꺼내 들었다. 검은색이 칠해지면 훨씬 심플하고 좋을 것 같았다’더 안 좋아지면 어쩌지 ‘라는 걱정도 없었다. 일단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쓱쓱 색을 채우고 나니 정말 훨씬 마음에 드는 기념품이 되었다.


조금씩 조금씩, 하나씩 하나씩, 내가 좋아하는 느낌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추가했다. 커스텀하기 전에 찍어둔 것과 비교해 보니, 같은 기념품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전 / 후


나는 나만의 선택지를 만들었다. 키링을 단다, 달지 않는다 라는 선택지에서 고민하지 않았다. 주어진 것을 가지고 내가 원하는 것을 그려나갔다. 쌓아둔 능력치필요한 때에 꺼내 쓰는 것이야말로 일러스트작가라는 나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지 않을까.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주어진 차선책을 선택하는 삶을 살지 않겠다. 나는 나만의 최선책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렇게, 내 마음에 드는 하루를, 삶을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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