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아쉬운 부상의 기억
취미 발레는 장점이 많은 운동이지만 주의할 점은 부상이다. 몇 년째 다리 찢기를 못하는 이유에 대한 핑계를 대자면 물론 태생적으로 유연함이 떨어지는 몸 탓도 있지만 발레를 시작하자마자 부상을 입어 꾸준히 스트레칭 연습을 못 했을 뿐만 아니라, 부상 이후 다리 상태가 아무래도 부상 전과 같지는 않아 회복 이후에도 스트레칭 연습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날따라 일이 바빠 마치고 급히 수업을 가느라 잔뜩 굳은 몸을 제대로 스트레칭을 못한 상태에서 수업을 시작했고, 그 상태에서 바에 다리를 올리고 스트레칭을 하는 림바링 동작을 하던 중 다친 걸로 추정된다. 수업에서 사용하는 발레 바는 보통 가로 봉이 두 단계가 있어 몸에 맞게 무리하지 말고 아래쪽 바에 다리를 올리면 되는데 욕심부린다고 높은 쪽에 올렸었나,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정확히 어느 시점에 다친지도 몰랐는데 수업을 마치고 걸어나오는데 뭔가 무릎 쪽이 이상한 것이 걷기가 어려워서 다쳤다는 걸 알았다.
여기서 또 나의 실수는 그 상태에서 바로 운동을 싹 끊고 쉬었어야 했는데 이제 막 시작해서 방학 동안 바짝 좀 해두려던 참에 다쳐서 바로 또 쉰다는 사실이 싫어 쉬지 않고 계속 했다는 점이다. 바로 쉬었으면 빨리 낫고 후유증도 없었을 텐데 어리석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그 부상은 꽤나 시간을 끌었고, 일단락된 이후에도 뭔가 부상입지 않은 다리와 비교해 느낌이 달라졌다.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고 무엇보다 스트레칭 연습을 할 때 안 다친 쪽은 조금씩 그래도 연습이 되는데 다친 쪽은 더 이상 늘렸다간 정말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상태가 되었다.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하며 이런저런 검사와 치료를 받았지만 다리 안쪽이다 보니 뭔가 시원하게 뭐가 문제인지 알기 어려웠다. 지금도 좀 후회되는 부분인데 이제 와서 어쩌랴. 그 해에 다리뿐만 아니라 이상하게 몸 곳곳을 다 다쳐서 그냥 그럴려고 그랬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그 이후로 나는 부상방지, 스트레칭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그냥 쭉쭉 늘려주는 스트레칭 말고 그 전에 폼롤러를 사용해서 근막을 풀어주는 것이 꼭 필요한 것 같다. 부상입고 처음으로 이런저런 스트레칭 도구들을 찾아보고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 구입한 트라택 폼롤러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최근 또 방심하고 근막 스트레칭을 안 한 상태에서 수업에서 바뜨망(발차기 동작)을 또 그날따라 열심히ㅋ 하다가 전에 다친 그 다리를 살짝 다시 다치기도 했다ㅜ 적고 보니 취미발레 추천글인데 무서워서 아무도 안 할 듯하다.
아무튼 이 폼롤러로 다른 데는 몰라도 허벅지 안쪽만은 근막을 꼭 풀고 수업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사람마다 필요한 부위는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발레가 다리찢기, 차기, 올리기 등의 동작을 많이 하다보니 나뿐만 아니라 흔히들 내전근이라고 불리는 이 부위를 특히 부상에 유의하며 스트레칭도 열심히 하는 것 같다. 폼롤러는 수업 후에도 몸 전체를 골고루 해주면 뭉쳐진 근육이 풀려 피로회복에도 좋고, 열심히 발레하다 보면 아무래도 종아리 알이 잡히기 쉬운데 이 부분도 적당히 완화해 줄 수 있다고 한다.
내전근 다음으로 스트레칭에 유의하는 부위는 발이다. 아무래도 까치발 서기 같은 동작을 많이하고 발끝까지 다리 전체에 힘을 주는 동작이 많다 보니 발도 쥐가 나거나 다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 특히 수업 전에 꼭 풀어준다. 마사지볼을 발바닥에 굴려 가며 풀기도 하지만 수업 때 발레 바의 발(?) 부분을 밟으며 풀면 빠르고 시원하게 풀 수 있어 이쪽을 애용하는 사람들도 많다ㅋ 아무튼 발레는 반드시 부상을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