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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동 Jun 05. 2024

나는 다이어트를 포기했다. (3) 건강 챙기기

언제나 시작되었지만 끝은 더욱 창대하리

나는 다이어트를 그만하기로 선포했다. 살을 뺀다는 의미 대신에 건강을 챙기자는 의미로 바꾸기로 했다. 살을 뺀다는 것은 나의 인생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예쁜 옷을 좋아하고 꾸미고 입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대신 건강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다이어트의 목적을 바꾸어 버렸다.


첫 번째, 나는 더 이상 체중에 목매지 않았다. 체중계에 있던 배터리를 빼버렸다. 체중계보다는 내 몸이 외적으로 봤을 때 건강한 몸인지에 대해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좀 통통한 편이긴 해도 꽤 균형이 잡힌 몸이라 생각했다. 나는 이 몸을 유지하되 건강을 챙기자고 다짐했다.


두 번째, 건강하기 위한 습관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다이어트는 습관이었다. 잠깐 하면 잠깐 동안 변화하고 그 뒤는 다시 몸이 돌아왔다. 아니, 더 심각하게 변하기도 했다. 마음도 몸의 변화에 예민하게 변화한다. 그렇기에 나는 꾸준히 건강을 챙기는 습관을 만들어 가자고 다짐했다.


내가 지금껏 지키는 습관은 다섯 가지 정도가 있다. 첫 번째로는 물을 챙겨 마신느 것이다. 나는 물을 잘 먹지 않았다. 물을 자주 마시면 화장실도 자주 가는 게 귀찮기도 했고 물을 챙겨마셔야 할 이유를 잘 느끼지 못했는데, 부쩍 피부가 건조해지고 손발이 차고 하다 보니 물을 마시면 좋다길래 처음에는 차를 마셨고 점차 물을 습관적으로 텀블러에 챙겨 다닌다. 


그리고 두 번째로 밥은 2/3~1/2 공기만 먹는 것이다. 밥을 아예 챙겨 먹지 않거나 부실하게 먹으면 꼭 간식을 찾아먹고는 했다. 그래서 삼시세끼 잘 챙겨 먹되 밥은 먹는 양의 절반에서 2/3 정도만 먹는다. 그러면 먹는 탄수화물 양도 줄고, 그 대신에 더 좋은 야채를 그 자리에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세 번째로는 아침에는 야채와 과일을 꼭 챙겨 먹는다. 귀찮아도 미리 파프리카나 당근, 사과를 썰어두면 아침에 멍 때리면서 씹어먹는 재미가 있다. 처음엔 생야채를 먹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는데, 아침 말고 점심이나 저녁에는 내가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야채를 잘 챙겨 먹기가 어렵다. 싸들고 다니기도 부담스럽고, 그렇지만 아침에 이렇게 챙겨 먹고 나가면 몸도 가볍고 스스로를 위해 선물을 준 것 같아 기분 좋게 출근할 수 있다.


네 번째로 하루 10분 스트레칭을 한다. 매일 운동하기라고 목표는 세워뒀었다. 30분 이상은 걸어야지 뭐해야지 했지만 시간적인 여유를 고려했을 때, 7일에 3-4일 정도라도 운동하면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머지 3-4일은 그냥 넘어가자니 죄책감도 생기고 하길래 스트레칭이라도 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다닌다. 그러면 어디서든 언제든 틈이 조금 생기면 그때 스트레칭을 한다. 그럼 몸도 개운해지고 마음도 뿌듯하다.


마지막으로 나쁘지 않은데 라는 마인드를 갖는 것이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나는 부정적인 것만 내 몸에서 찾아 헤맸다. 어깨가 너무 넓다. 뱃살이 쪘다. 다리가 너무 두껍다 등. 부정적인 부분만 보기에 바빴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내 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직각어깨라 꽤 괜찮은데? 비율이 나쁘지 않은데? 이 정도 뱃살이면 좀 귀여운 정도일지도? 그렇게 스스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니 자신감도 올라가고 스스로가 사랑스럽다 느껴진다.


나는 여전히 다이어트 중이다. 하지만 다이어트의 정의를 바꿨다. 40kg 50kg 몸무게에 초점을 두지 않고, 마르고 예쁜 연예인들이나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지 않았다. 대신 건강하게 자신을 가꾸어 가자는 의미로 바꿨다. 그러다 보니 생활이 한껏 가벼워지고 전처럼 우울해하지도 않았다. 무리해서 다이어트를 진행하지도 않았다. 맛있는 걸 참지 않았다. 대신 건강하지 않은 음식은 입이 즐거울 정도만 조금만 즐기기로 했다. 건강한 음식을 먹을 때면 행복함을 느낀다. 스스로를 잘 돌보고 있다는 마음이 스스로를 뿌듯하게 한다. 


어쩌면 모든 일의 시작은 있는 본인을 먼저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을 위해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쏟을 수 있다. 남들의 기준이 아닌, 내가 가진 기준에서 시작해 보자. 다이어트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닐지 모른다.


(신기하게도 이런 습관들을 지키고 보니 살이 빠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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