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강의대상 : 성북 청년 중,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 모두
강의주제 :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를 돕고 남성과 페미니즘이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한다
강의목표 : 성평등 동반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한 가지 이상 말할 수 있다.
강의시간 : 19:00~20:30
참가인원 : 9명
<강의후기>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는 대면강의였다.
계속 녹화강의, 서면강의, 강의시연, 강의안 만들기만 하느라 내가 강사가 맞기는 한 걸까 스스로 의심이 들 지경이었는데 남함페 활동에 흥미를 보인 주변 활동가 분께서 강의를 의뢰 해 주었다. 소규모 인원에, 관계성도 있고 대부분 활동 베이스가 있는 사람들이라 초보 강사에게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도입부)
앞부분은 내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그리고 이어서 페미니즘이 왜 남성에게 꼭 필요한지를 이야기 하는 내용이다. 사실 거의 모든 강의에서 이 부분을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사용한다. 조금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 내 수준에서 가장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여전히 제일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기도 해서, 아직 유용하게 쓰고 있다. 다만 좀 더 고수가 되면 이 부분은 더 간략하게 하거나, 빼버려야지. 아니면 강사의 특수성을 부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나름의 의의가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로 태어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의 조력과 부단한 의지, 노력으로 인해서 조금씩 변해간다는 내용을 강조한다면, 향후에도 계속 쓸만한 도입이 될 수 있겠다. 다만 언어사용에 좀 더 유의하자. 그리고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도입부에서 특히 좀 더 참여자들과 랏포를 쌓아야겠다. 가볍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듣는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본론)
한국남성과 페미니즘 현황을 살펴보고 남함페 활동의 지향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속죄 페미니즘 벗어나기에서부터 정치 운동 공동체 활동까지) 강의의 핵심 내용이 담긴 부분이고, 참여자들 역시 이 내용을 들으러 오는 게 아닐까. 시간의 압박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짧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남함페에서 강조하는 속죄페미니즘에서 벗어나기를 강조해서 이야기하기 위해 앞부분에서부터 스토리텔링을 잘 했어야 하는데, 활력향연 연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다소 분절적으로 설명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유기적으로 다시 구성해보자면,
한국남성과 페미니즘 현황은 부정적임 -> 그러나 1/4에 해당하는 반성차별주의 세력이 있음. -> 따라서 청년남성을 동일한 안티페미니즘 세력으로 납작하게 보는 것은 적절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음 -> 남함페 활동으로 미루어 보아, 균열은 발생하고 있으나 이들은 파편화 되어 있고 소극적인 활동에 머물러 있는 경향을 보임 -> 또한 페미니즘을 접하게 하는 데에는 다양한 문화자본, 조력이 필요함. -> 남성들의 페미니즘 활동(공부, 실천, 연대 등)을 조력할 수 있는 주체 등장이 필요함. -> 속죄페미니즘 극복하고 페미니즘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하며, 개인에게 온전히 맡기는 게 아닌 정치운동공체를 형성하여 사회구조적 변화에 이바지해야 함(남함페)
너무 기승전 남함페인가. 포부야 그렇지만, 현실은 아쉽기도 한데. 지향하는 바라고 생각하고 강의안에 넣어두면, 실제로 남함페가 그렇게 성장하는데 목표 같은게 되지 않을까.
(참여 프로그램)
조금 더 구체화해서 쓸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나마 참여자들이 관계가 형성되어 있고 호스트가 열정적으로 잘 끌어주어서 망정이지 자칫 참여자들이 벙찔 뻔 했다. 에를 들어서, ‘오늘 나의 다짐’ 이라던가, ‘내가 할 수 있는 페미니즘 실천 한 가지’, ‘감명깊게 본, 혹은 보고싶었던 페미니즘 콘텐츠’, ‘나의 빡침 포인트’ 이런 식으로 아주 구체화 해야 최대한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끌어낼 수 있겠다.
(총평)
사실 25일 예정 된 양평원 전문강사 평가시연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어서 다른 일정을 최대한 안 잡으려 했는데, 이번 강의는 하기 정말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강의 하던 감각을 되살릴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소규모 인원이라 그렇게 벌벌 떨지 않을 수 있었고, 활동 베이스가 있는 분들이라 그런지 너무 따숩게 쳐다봐 주어서, 평소 강의에서 느낄 수 없는 안전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고민 되는 지점은, 내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내용과, 강의 참여자들의 관심사가 다소 다른 것 같다. 나로서는, 세상에 좋은 페미니즘 입문 강의가 너무 많고, 나보다 훨씬 잘하는 선생님들, 좋은 책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내가 페미니즘 입문을 이야기 하는 게 조금 주제넘는다는 생각이 든다. 또 수많은 강의 중에서 남함페 강의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궁금해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있어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주되게 담아가는데, 막상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조금 더 페미니즘 입문 쪽 내용을 담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아주 빠르게 페미니즘 도입에서부터 남함페 활동으로까지 전개를 빼 버릴까. 페미니즘, 아주 당연한 거니까 당연히 해야 한다는 전제를 제시해버리고 구체적 활동 방법을 중점으로 이야기하는게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럼 참여자들 마음 속에 남는 의문은 누가, 어떻게 풀어주나 하는 우려도 들고. 좀 더 고민을 이어가야지.
강의는 해도 해도 매번 어렵다. 물론 그렇게 많이 하지도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 나아질까 싶지만, 까마득~한 강사 선생님들도 매번 고역을 겪는 것 보면 아찔하기도 하다. 그래도 최근에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그 사명감과 책임감, 자부심이 조금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멀리갈 게 아니라, 이 활동에서도 그렇게 자부심, 책임감, 사명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조와 체념을 쿨하고 현실적인 것으로 포장하지 말자. 열악한 환경은 타개해야 할 부조리한 현실의 한 고비일 뿐이다. 수행자가 평생 지고 가야할 고난의 십자가도, 앞길을 막아 세우는 악마의 농간도 아니다. 우리는 더 나은 환경과 더 나은 현실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