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너무너무 오랜만에 오프라인 강의 의뢰가 와서 허겁지겁 참여 신청을 했다.
아하에서 만든 ‘찾아가는 성평등 교실’이라는 강의인데 1학기부터 기대한 강의를 코로나로 인해 이제야 처음 해봤다. 게다가 3차시 강의를 하루에 진행하는 거였다. 참여자 입장에서는 다소 버거웠겠으나,(강사 입장에서도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따로따로 진행하는 것보다 전달력 있는 것 같다.
오랜만의 오프라인 강의라 걱정도 많았다. 안그래도 학교에서 출석일수가 적은 만큼 학생 참여자 활력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지라 걱정은 더해졌다. 최근 다른 학교에 갔을 때도 낮은 출석일수로 인해 참여자간 관계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수업을 어렵게 이끌어갔던 경험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학교는 어찌된 영문인지 참여자간 관계가 굉장히 좋고 참여도도 높았다. 인원이 서른 명으로 다소 많아 우려했는데, 걱정할 필요가 하나도 없을 만큼 잘 따라와줬다. 대체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미스테리다.
강의는 총 3차시로, 1차시는 성평등과 관련한 이야기, 2차시는 디지털 성폭력, 3차시는 혐오표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축수업으로 시간이 촉박했던지라 참여형 프로그램을 제대로 진행하기가 다소 어려웠으나, 그래도 참여자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서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일단 강의안이 너무 좋았다. 뭐 아하성문화센터의 강의안이니 이미 검증된 것이나 다름 없어서 내가 왈가왈부하는 게 무의미하겠다.
특히 제일 좋았던 건 3차시의 서사다. 중학교 1학년 대상으로 혐오표현을 이야기하는 게 다소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사례를 잘 활용하여 쉽게 전달할 수 있어 좋았다. 후반부, 성평등을 위한 실천을 이야기하면서 스쿨미투 이야기로 참가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신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게끔 한 지점이 참 좋았다. 성교육이 자칫 그냥 좋은 이야기 정도로 넘어가기 마련인데, 스쿨미투와 그에 참여했던 참여자의 고민, 어려움 등을 전달하고 나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게 한 지점이 감동적이었다.
강의가 끝나고 나오면서, 다른 강사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른 강사 선생님들도 강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대체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뇌피셜로 고민해본 바, 학교에서 그만큼 학생들을 신경써줬기 때문이 아닐까?
예를 들어, 지난번 참여했던 어떤 학교는 방역을 고려하여, 학생들이 복도에 나오는 것도 자제시키곤 했다. 그래서인지 참여자가 서로 안 친한게 눈에 보일 정도였고 교육도 그만큼 어려웠다. 그런데 이곳은 그정도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방역에 신경을 안 쓰는 건 또 아니고 마스크 잘 착용하게 하고 청결을 유지하게 하면서 서로 교류는 가능하게끔 하는 것 같다. 또 이건 원래 그런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교실이 굉장히 복잡하게 되어있었다. 일반적으로 1학년 1반부터 끝반까지 쭉 일렬로 되어 있기 마련인데, 이 곳은 1학년 1반 옆에 3학년 1반 이렇게 구성되어 있었다. 역시나 뇌피셜이지만, 같은 학년끼리 배치할 경우 학생들이 다른 반을 마구 넘나드는 것을 예방하는 방역 차원이 아닐까 생각했다. 학교의 이런 태도 차이가 학생들의 교실 환경을 바꾼게 아닐까? 표본이 부족해서 모르겠다. 어디에서 조사좀 안하나.
온라인 강의가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오프라인 강의만한게 없다. 오프라인으로 사람을 보는 게 눈물겨울 정도로 반가웠고 또 안그래도 답답한 교실에서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는 걸 보는 게 안타까워서 또 눈물겨웠다. 강의 일수가 줄면 제일 먼저 감축되는 게 외부강사를 부르는 성평등 강의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든 강의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활동가들이 있다는게 또 눈물겨웠다.
다들 참 고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