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잉ON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강의후기

by Nut Cra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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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메카, 성지, 예루살렘인 두잉에서 기대하던 남함페 강의를 하고 왔다. 기대한 만큼 떨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즐겁기도한 마음을 되새기며 홀가분하게 후기를 남긴다.


먼저 참여 인원은 한 12~14명 쯤으로 기대하던 것만큼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온라인 참여형으로 하기에는 딱 적당해서 좋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장은 페미니즘 접한 계기를 통해 남성이 왜 페미니즘을 공부,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이 부분이 어느 정도 입에 익어서 한결 편하게 이야기한다. 다만 사람들에게 충분히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지 잘 모르겠다. 온라인이라 리액션을 확인하기 어려워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도입으로는 나쁘지 않다. 교육에 참여한 지인에게 물어보았더니 개인 서사와 함께 풀어낸 게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하는데, 예전처럼 매번 나의 계기와 페미니즘의 필요성을 연결지어야 할까. 좀 더 시간이 넉넉하다면, 시도해봄직 하다.


이어서 참여자에게 페미니즘을 접한 계기를 물어보았다.

시작한지 한 15분 정도 지난 대목이라 참여자의 관심을 끌기에 좋고 랏포 형성에도 도움이 되는듯 하다. 다만 오프라인이면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할텐데 온라인에서는 적극적인 참여자가 있지 않을 경우 써먹기 다소 어려울 듯 하다.


이를 물어보는 까닭은, 서로의 페미니즘 계기를 공유하며 페미니즘 확산 방법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초심을 되돌아보며 사람들의 서로 다른 속도를 존중할 수 있게 한다. 다만, 하나의 명확하고 뚜렷한 계기가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클테니 이 지점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짚고 넘어가면 좋겠다.


2장은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이다.

앞단에는 청년들의 높아지는 성평등 의식과 이에 반해, 반페미니즘을 견인하는 세대군으로 조명되는 청년남성의 모습을 대비해서 보여준다. 이어서 여정원의 자료를 토대로, 남성청년세대의 변화, 균열 조짐을 살펴보고 변화가 가능하고 필요함을 이야기 한다. 1장에서 이야기 나누었던 각자의 초심과 페미니즘 계기, 페미니즘의 속도에 대한 이야기와 어우러져 그래도 조금 덜 빡치고 변화를 위해 힘써봐야 할 것 같다는 설득력을 준다.


2019년 활력향연 연구보고서와 2020년 남함페 인터뷰 자료집 이야기를 진행한다.

페미니즘을 접한 계기, 페미니즘 실천, 어려움에 대해 정리한 내용이다. 나름 교육의 핵심 내용인데, 이게 층위가 너무 다른 교육 참여자에게 어떻게 다가왔을지 모르겠다. 각 영역에서 이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해줄걸, 아쉽다.


지금이라도 설명하면, 먼저 페미니즘 계기는

(1) 사회적 사건과 공명하는 개인
(2) 관계를 통한 유인
(3) 문화자본
(4) 당사자로서의 경험과 필요.


이렇게 네 가지다. 각각,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1) 사회적 메시지가 만들어내는 파급력과 그 중요성,
(2) 페미니즘 확산에 있어 가까운 사람의 중요성
(3) 서로의 속도를 존중해야 하는 이유
(4) 상호교차성 등이다.


여기는 그래도 전달되는 메시지가 비교적 뚜렷하다.

다음은 이들이 어떻게 페미니즘 실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1) 자기 자신의 변화
(2) 관계에서 변화를 도모
(3) 미시적 정치 실천


이렇게 세 가지다. 음… 어떤 사람에게는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 이들의 행동을 너무 확대 해석해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여질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나름 이러한 실천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어느 정도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변명을 해본다.


다음은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다.

(1) 관계에서 따르는 어려움
(2) “내가 자격이 있을까?”

이렇게 두 가지를 설명한다. 이 지점은 꼭 남성이 아니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고 이러한 어려움이 활동을 저조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도 전달하는 메시지가 확실한 것 같다. 다만, 지금 다시 써보면서 느낀게 실천도 그렇고 어려움도 그렇고 피티 구성이 너무 밋밋하고 전달되는 메시지도 임팩트가 없다. 조금 더 전달력 있는 메시지로 구상해봐야겠다.


나아가 한계를 지적하고 제언으로 넘어간다.

“‘남성’이란 무엇인가?” 이 부분을 가장 신경 많이 썼는데, 워낙 설명하기 어렵고 듣는 사람들도 갑자기 너무 이론적인 내용이 나와서 어려울 것 같다. 나부터도 아직 입에 잘 안 맞는다. 좀 더 정리해보자.


우리사회의 크고 작은, 수많은 남성연대는 ‘남성’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며, 가부장제의 혜택을 공유한다. 예컨대, 텔성 사건. “남자라면 으레 ‘야동’쯤은 보지.”에서 시작된 우리사회 남성들의 암묵적인 문화와 남성성에서 출발하여, “남자는 다 이런 거 좋아하잖아?”, “너도 똑같은 남자잖아.”로 이어지며 작동하고 끊임없이 세를 넓혀 갔다는 이야기. 앞에 코넬 이야기 다 떼어버리고 남성성과 남성연대의 작동방식 정도만 설명해도 괜찮지 싶다. 어쨌든 지금 남성연대의 작동 방식에 대해서 설명하는 게 중요한거지 남성성/들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아니니까. 욕심을 덜자.


이어서 남성성 수행에 대한 성찰과 남성적 위치에 대한 성찰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위와 동일한 피티로 진행되는데, 이 부분이 헷갈리기도 하는만큼 별도의 피티 설명으로 구분하자. 남성성 수행에 대한 성찰은 견과류 이야기로 잘 설명했다. 남성성이 얼마나 깊숙이, 폭넓게 작용하고 있는가 이야기할 수 있었다. 또 이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도 충분히 이야기 됐다. 문제는 남성적 위치에 대한 성찰이다. 우리사회에서 남성으로 패싱되며 축적된 젠더 관계 맥락이 개인 앞에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고 이를 고려해야한다는 것인데, 사례도 그렇고 설명도 다소 어렵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발화권력을 염려하는 것?” 정도로 이야기해봐도 좋겠다.


다음은 지금까지 이야기 ‘남성 페미니스트’ 담론과 비판이 시헤남에게 국한되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과 성찰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야기하는 ‘남성’이 하나의 정체성이 아닌, ‘남성이라는 위치를 사유하는 페미니스트’임을 이야기 한다. 어우 이 지점도 아직 입말로 잘 붙지 않은 것 같다. 좀 더 연습해봐야지.

뒷부분은 정치운동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어차피 내가 모든 대안을 제시할 수 없으므로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정치 운동 공동체를 만들어야 함을 조금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할 필요가 있겠다. 공동체가 왜 중요한지 설명하면 좋겠다. 성평등 동반자의 역할 같은 것을 이야기하면서. 또 남성 대상 교육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머지 30분은 같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었다.


제목은 그럴싸하게, “성평등을 위한 지도 그리기” 설명도 그럴싸하게 이야기한다.

그냥 질의응답으로 진행하기보다,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주석작성 기능으로 이야기를 받았다. 확실히 열정적인 참여자라 다들 엄청 적극적으로 이야기 해줬다.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이야기 나눴다. 당연히 답 없는 경우들도 많았으나 그 시간 마저 위로가 됐다. 그리고 몇 가지 책과 단체들을 소개하며 여차저차 마무리 이야기까지 잘 하니 딱 시간이 끝났다. 조금 급하게 한 것을 생각하면 120분이었으면 딱 좋았겠다는 생각이지만, 또 120분 줬으면 아마 150분하고 싶고 인간의 욕심은 끝도 없지.


여튼 진짜 정말 너무너무 무척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럴 때는 참 직업 만족도 최상이다. 물론 이런 날들이 흔치 않다. 아무래도 인생에 몇 없는 교육 기회를 오늘 쓴 것 같다. 앞으로 좀 엉망인 교육 참여자를 만나도 오늘의 기억을 되새기면서 눈물을 삼켜야지. 오늘은 이불을 좀 덜 차며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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