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활동을 하며...

by Nut Cracker

외부에 드러나는 활동을 할때면, 나의 의도와 메세지가 곡해될 수 있음을 각오한다. 그래도 함께하는 동료가 받지 않아도 될 오해를 사는 건 내심 섭섭한 일이다. 지나간 인터뷰를 주워담을 순 없고 마냥 기자나 언론사를 탓하고 있을 수도 없으니, 모인 사람과 함께 하고있는 고민을 조금씩 나눠 볼까 싶다.


‘행동하는보통남자들’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했던 고민 중 하나는, 이게 그저 NOT ALL MEN(모든 남자가 그런 건 아니야)의 다른 버전이 되진 않을까 하는 염려였다. 청년남성 커뮤니티, 그들이 향유하는 문화에서 자행되는 성차별과 여성혐오가 놀이처럼 펼쳐지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남성도 있다는 말은 얼마나 허망한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 다른 청년남성이 있다는 메세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 메세지는 세대와 성별을 가르는 기성 정치권과 미디어를 향했다. 특정 청년남성만 호명하는, 그래서 차별과 혐오를 공명하게 하는 정치권과 미디어에, 다양한 청년남성의 존재를 드러내어 자성을 촉구하고자 했다.


아울러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는 반성차별주의 청년남성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네 명 중 한 명 꼴로 반성차별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던데 주변에 도통 보이지 않는 건, 이들이 드러나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지금 행보남에서 만난 분들도 대부분 각자 외로이 분투하다 가현님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덕분에 이렇게 만나 동료가 됐다. 자원과 여력이 늘 부족한 이 판에서 동료는 거의 유일한 버팀목이니까.


적극적으로 페미니즘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성평등 가치에 공감하며 현 세태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수많은 보통 청년남성에게 질문을 남기고자 했다. 지금 정치권의 ‘이대남’ 타령이 과연 청년남성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과연 여가부가 해체된다고 내 삶이 나아질까? 권수현 교수님이 그랬다. 교육 참여자는 늘 스펙트럼으로 존재한다고. 청년남성 역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존재할테고 이런 질문이 침묵, 외면하고 있던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청년남성이 아니란 말입니까”

사람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며, 우리는 ‘이대남’이라는 보통명사로 남을 수 없다는 선언이었다.

이 선언이 그저 흩어져 사라지지 않도록 3월 5일, “이렇게 된 이상 페미니즘으로 간다”는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연대와 지지 목소리가 광장에서 함께 울려퍼지길 바란다.

여성대회포스터.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리는 청년남성이 아니란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