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수다떨기 위해, 다리는 모으고 귀는 열자

by Nut Cracker

격주로 한국일보 젠더살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발화권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일보 측에서 사진도 너무 찰떡으로 잘 써주셨는데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자신의 발화권력을 인지하지 못하고 주변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사람들...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래 기사의 내용 일부를 발췌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__


시끌벅적한 학교 수업 시간에도 대부분의 여자 어린이, 청소년은 정답이 아니면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의아한 일이다. 성교육 시간에는 틀린 게 없으니 걱정 말고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아무리 다독여 봐도, 또래 남학생들이 짓궂게 장난치며 별 이야기를 다 해도, 대부분의 여학생은 그저 얌전히, 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정답만을 말한다. ...


말은 곧 권력이다. 누가 가장 많이 말하고 있는가. 누구의 이야기가 가장 크게 들리고 있는가. 우리는 이를 발화권력이라 부른다. 여전히 우리사회의 발화권력은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교육 공간인 학교조차 예외는 아니다.


맨스프레딩(Manspreading, 남자와 벌리다의 합성어)이라는 표현이 있다. 공공장소에서 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아 다른 이들의 공간을 빼앗고 주변에 불편을 끼치는 남성, 혹은 그러한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다. 쉽게 말해 '쩍벌남'에 대한 일침이다. 그리고 이 쩍벌은 비단 지하철 좌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는 보고야 말았다. 관심을 빙자한 스토킹으로 사람을 괴롭히다 못해 죽음에 이르게까지 한 무수히 많은 사건들을, 그러고 나서도 가해자에 이입해 2차 가해를 하는 무수히 많은 입을 또 보고야 말았다.


성찰하는 남성보다 어떻게든 아는 것을 뽐내려는 이들이 여전히 더 많은 탓에 가만있기만 해도 조금 더 나아 보이는 착시가 있다. 더 많이 듣되, 그저 침묵하기보다는 사회구조적 차별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살펴보자.


눈치 보고 소통하는 남성이 필요하다. 여기서 눈치를 본다는 건, 우리의 말과 행동, 사고와 태도가 비단 너와 나 단둘 사이에서만 발생하고 그치는 게 아닌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역사와 맥락 속에서 발생하고 읽힐 수밖에 없음을 감각하자는 이야기다. ...애당초 잘 못하거나 안 하는 것이면 싹수의 문제겠거니 하는데, 남성들 사이에서는 형님, 아우 하며 기민하게 눈치를 살피니, 그것은 분명 능력보다는 늘 권력의 문제였다.


- 기사 전문 :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2092910020005853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남함페 워크숍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