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연구진이 [실험 사회심리학 저널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기고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진실 여부에 관계없이 자신을 아낌없이 칭찬해준 사람에게 가장 큰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엘런 버샤이드Elaine Hatfield Walster가 집필한 [대인 매력interpersonal Attraction]이라는 저서에서는 상대방의 특성, 태도,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이 발언자를 향한 호감뿐만 아니라 발언자의 부탁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실험 결과가 제시되기도 했다.
- 출처 “영향력과 설득”(2017, 닉 모건 외 지음)
이 책에 따르면 유능한 관리자라면 칭찬을 활용해 유익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해 팀의 성과까지 높일 수 있다고 한다. HR 담당자인 필자는 회사에서 리더들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을 직접 들을 기회가 많은데, 이와 관련된 사례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팀장 간 절교로 실무자들이 업무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다.
A팀장과 B팀장은 각각 조직문화팀 & 채용팀 팀장이다. A팀장은 이 회사에서만 15년 이상 재직한 리더이고 B팀장은 A팀장의 추천으로 입사하게 된 5년 차 리더이다. 초반에 두 팀장은 둘도 없는 친구사이로 업무 시간 중간중간 마다 함께 담배도 피러 나가고 퇴근 후 저녁도 함께 하며 우정을 쌓았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사실 A팀장은 매우 목표지향적인 성향이라 상무님의 총애를 받을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맡아 결과를 내는 리더였다. A팀장은 어느 날, B팀장이 맡은 업무 중 잘 진척되지 않는 일 때문에 상무님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그 일을 가져가 해보겠다고 말했다. 평소 A팀장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상무님은 이를 허락했고 그 결과, A팀장과 B팀장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배신감을 느낀 B팀장은 A팀장의 뒷담화를 다른 동료들에게 하기 시작했고 이를 알게 된 A팀장 역시 다른 동료들에게 B팀장의 뒷담화를 했다. 결국 서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면서 그들은 절교(?)를 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했던가.
조직문화팀과 채용팀은 조직명만 들어도 예상했겠지만 같은 HR본부 소속에, 협업해야 할 일들이 많은 조직이다. 그러나 두 팀장 간 단절로, 아래에 있는 실무자들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우선 두 팀 내 실무자들은 평소에 자주 만나고 소통하며 친하게 지냈지만 두 팀장이 절교한 이후부터 두 팀 간 실무자들의 만남은 비밀리에 이루어졌다. 점심 시간에 만나기로 했으면 각 팀장에겐 타 사업부와 점심 약속이 있다고 거짓말한 후,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접선했다. 또한 두 팀모두 서로에게 업무 상 협업을 요청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일단 듣지도 않고 거절하기 일쑤였고 메일을 서로 주고받으며 협업할 수 없는 이유들을 공식적으로 열거했다. 뿐만 아니다. 상무님을 중심으로 서로가 서로의 업무를 뺏어가려고 노력했다. 이로 인해 각 팀 에이스 실무자들이 매우 힘들어졌다. (동일한 업무 기획안을 두고 누가 상무님의 마음을 빼앗느냐의 싸움…)
이러한 시간 속에서 두 팀장은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쌓여만 갔다. 이렇게 2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나마 두 팀장 중 조금 더 관계지향적인 B팀장이 더 이상 이렇게 불편하게 지낼 순 없겠다는 생각을 했고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B팀장이 A팀장에게 다가와 2년 만에 처음 던진 말이 무엇일까?
바로, 칭찬이다.“요즘 A팀이 진행하는 일들 구성원들 반응이 좋던데요?”
근데 너무나 신기하게도, 아니면 너무 놀란 나머지 헛웃음이 나온건진 모르겠지만 A팀장은 “허허허” 하고 웃었다. A팀의 팀원이었던 필자가 목격했다. 현장에 있었던 필자는 너무 놀라서 B팀 실무자들에게 메신저를 보냈다. “B팀장의 화해신청”
이를 계기로 A팀장과 B팀장은 술자리를 가졌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 오해가 쌓였던 부분들을 풀었다. 그 이후부터 이전처럼 막역한 관계까진 아니더라도 적어도 협업할 때 이전에 들었던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반의 반으로 줄어 실무자인 필자는 업무 진행이 수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