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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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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에게 때로는 냉혹한 구성원들, HR도 구성원인데..

HR 일을 하며 행복과 성취감을 느낄 때가 많다. 그래서 이 일이 정말 나에게 잘 맞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가끔은 HR에게 너무나 냉혹한 구성원들을 볼 때면 마음이 참 아프고 슬프다.


요즘 컬처서베이 기간이라 구성원들의 의견을 받고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 중 만족스럽지 못한 것들에 대한 비난 글이 들어올 때면, 우리가 늘 부족하고 지속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의욕이 확 떨어질 떄도 있다.

HR인 우리도, 어떤 문제든 그 해결 방법에 대한 정답을 알진 못한다. 다만 조금이라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을 1차로 생각하고, 이 중 회사 상황을 고려하고(2차), 경영진 설득을 통해 승인된 의견(3차)을 실행한다. 가끔은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또 누군가는 경영진 설득에 실패한 HR이 부족하다고 말할 순 있겠다. 하지만 가끔은 넘지 못한 벽이 있을 때가 있다. 우리도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을 1000%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정말 해드릴 수 있다면 다 해드리고 싶다. 하지만 회사의 상황, 경영진의 철학 등으로 하지 못하는 일들이 할 수 있는 일보다 더 많다. 현실과 타협하는 일들이 때론 있다보니, 구성원들을 100% 만족시킬 순 없다.


서비스와 제품도 마찬가지다. 우리 회사와 서비스를 전 국민이 좋아하지 않는다. 장, 단점이 있다.

HR제도, 정책 역시 서비스다. 정답이 없다. 우리도 정답을 알 수 없다.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하지 않고자 고민도 많이 하고, 의견도 많이 들으며 최대한 그 중간 어딘가에 가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5명이 회의를 해도 의견이 만장일치 하기 어렵다. 


사업 직군, 개발 직군 등 많은 구성원들이 HR인 우리에게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99번 실패하고 1번 성공하는 것이 사업이라고 하는데, HR인 우리에겐 왜이렇게 엄격할까? 우리의 단 1번의 실패,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블라인드와 같은 익명 게시판에선 바로 글이 올라온다. HR이 무능력하다고. 


잘 모르겠다. 사업과 개발 직군에서 이슈가 터졌을 땐, 나는 그들이 무능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해 레슨런을 배웠으면 충분하고, 그 다음을 위한 발판이 되었음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걸 도와드릴 수 있을까? 관점에서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HR에 엄격한 부분도 얼마든지 충분히 공감한다. HR제도나 정책이 평가/보상에 직결되는 부분이 있어 모두가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월급 받는 직장인으로서 나 역시 매우매우 공감한다. 


하지만, 때로는, 가끔은

그래도 구성원들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HR 에게 따뜻한 시선과 응원을 보내주면 어떨까.

다 잘하고 싶고, 잘해내고 싶어 노력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도 물론 있지만, 가끔은 현실에 부딪힐 때도 있고 진짜 생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때도 있다. 예상치 못한 것도 부족하다면 부족한 부분이라 인정하겠다. 그래도,,조금은,, 가끔은 회사의 HR들에게 고생한다고, 응원한다고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라도 구성원들이 해주시면 정말 좋고 감사할 것 같다.


오늘 회사에서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음이 슬퍼진 9년 차 HR의 감성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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