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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Dec 06. 2023

오늘부터 다시 1일 - 글쓰기

느리게 가도 멈추지 말자

마음도 불편하고 몸도 편하지 않아서 한동안 컴퓨터를 켜고 타자를 치는 것이 힘들었다. 몸을 튼튼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운동을 시작했다. 생활속에서 충분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몸은 더 강한 자극을 원했다. 그래서 무게를 드는 중량운동을 시작했다. 한동안 근육통이 왔고 또 오히려 잠이 잘 오지 않고 자다깨다를 반복하는 시간이 있었다.


2주 정도가 지났다. 전문적으로 헬스를 통해서 근육을 조각내고 부위별로 근육을 만들고 특정 부위를 강화시키고 그런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대문 앞에 도착한 택배상자를 큰 힘 들이지 않고 집 안으로 옮기고 시장을 본 바구니를 두번세번 쉬지 않고 들어나르고 작은 산을 오를때 땀을 비오듯 흘리지 않는 정도의 체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이다.


매일 두번씩 30분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하고 15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한다. 가끔은 빼먹는 날도 있다. 그래도 목표는 매일 두번씩 적어도 한시간 이상의 운동을 하는 것이다. 러닝머신 20분, 레그프레스 3세트, 로잉3세트, 스쿼트 30개 이정도를 하면 한시간이 휘리릭 지나간다.


살짝살짝 산보를 하는 것과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은 흐르는 땀의 밀도가 다르다. 손가락으로 땀을 살짝 찍어먹어본다. 피로도가 심한 날일수록 땀이 짜다.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도 같다. 그래도 이렇게 찐한 땀을 빼내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글쓰기를 시작할 때 딱 이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도저히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마음. 내 마음속에 말로 하지 못하는 말들을 쏟아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절박함, 그리고 내 삶을 내 가족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 그런 마음이 있었다. 한참을 몰두했다. 몇가지 주제를 나름의 기준으로 나누고 나만의 색을 가지고 글을 써왔다. 나름의 이유로 즐거움과 뿌듯함이 있었다.


물론 아직도 밥벌이를 하고 있는 탓에 가끔은 빼 먹는 날도 있고 한꺼번에 몰아쓰는 날도 있었지만 꾸준히 글쓰기를 하면서 마음도 머리도 많이 차분해지고 다른 분들이 쓴 글을 읽으면서 마음의 근력도 생기는 것을 느꼈다.


다만, 근육을 쪼개고 또 쪼개서 이쁘게 다듬어가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 처럼 나의 글쓰기도 그렇다. 언어를 다듬고, 비유법을 쓰고, 적합한 단어를 고르고 이렇게 고심하는 글을 쓰는 것이 아직은 힘들다. 그럴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탓일거다.


하나에 몰두하면 다른 하나를 병행하지 못하는 희안한 성격탓에 한동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느라고 몸을 힘들게 하면서 온통 몸쓰는 일에 몰입했더니 글쓰는 일은 또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는 것 같았다. 이제 3주차로 접어드니 운동하는 일이 또 좀 몸에 덜 피로해 진다.


그래서...오늘부터 다시 1일...전문적인 글쓰기를 못하더라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삶으로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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