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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Mar 05. 2024

사람, 모든 길은 사람으로

관계맺기 잘하기

하이호이호이호 사랑하는 윰!


어느 추운 겨울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24년 3월이 되었어. 이제 정말 집을 떠나야 할 시간이 앞으로 다가왔구나. 네가 기숙사 고등학교를 다녔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여행이나 연수를 다니면서 제법 오랜 시간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었기에 잠시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일이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직장인이 되어 독립을 하게 된다니 잠시 얼굴 못 보는 것과는 헤어짐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서 말로는 다 하지 못하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 그동안 엄마의 이야기가 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해.


오늘은 마지막으로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해.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말하라고 하면 너는 어떤 것을 말하고 싶니? 엄마는 관계라고 말하고 싶어. 


자신과의 관계, 가족관계, 친구관계, 동료관계, 상하급자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직장과의 관계, 반려동식물과의 관계 등등 우리는 수없이 많은 관계 속에서 살고 있어. 관계라는 것은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려워. 그건 대상들 사이에서 살아 움직이면서 힘을 발휘하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가능하게 해.


관계는 살아있는 생명체야. 관계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내 감정,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해. 관계가 내가 정의 내린 것처럼 잘 움직이면 너무 편안하고 좋겠지만 그 생명체는 참 예민해서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않고, 내 말을 잘 듣지도 않는 순간이 많아. 그 순간 우리는 슬픔, 좌절, 분노, 슬픔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되고 심해지면 그 감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지.


가족, 친구, 반려동식물들과의 관계는 처음 시작부터 따뜻한 온기를 가지고 있어서 차갑게 식어버리기 전에 서로 온기를 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노력을 하게 되는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관계는 일이라는 목적 속에 만들어진 관계라서 첫 시작의 온도 자체가 차가운 경우가 많아.  직장 생활하면서 그 온도가 따뜻하게 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싸늘하게 변해버릴 수도 있어. 


너도 학교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잖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들도 있고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을 거야. 학교에서는 주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어울리고 공부는 혼자서 할 수 있으니까 나와 성향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었어.


하지만 과제 해결을 위해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성향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도 목적을 위해 한 팀이 되어서 활동할 법을 배웠을 거야. 팀은 일시적인 만남이고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 사람을 다시 만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직장에서는 좋든 싫든 사람들이 한 팀을 이루고 오랜 시간을 함께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관계가 유연하지 못하면 출근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질 수도 있어.


직장마다 특성이 있겠지만 어떤 조직이든 단독으로 일하는 조직은 없어. 직급마다 일의 범위와 결정 권한이 다 정해져 있지. 모든 직장에는 그 권한과 책임의 범위를 정해 둔 매뉴얼이 있는데 그 매뉴얼 안에서 일의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성향과 태도에 따라서 일의 모습과 방향이 많이 바뀌지. 기술이 아무리 많이 발전해도 그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과 가장 마지막으로 만나는 것은 사람이니 사람의 특성을 잘 알고 대하는 것이 중요해.


기업과 기관에서 인재선발과 교육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이유도 조직의 문화를 혁신적이고 능동적이고 진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야.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변화하려는 의지가 없는 조직은 오래 지속될 수가 없어. 개인이 모여 조직을 이루고 조직은 개인을 성장시키니 조직과 개인은 상생관계에 있다 볼 수 있지.


그런 개인과 조직의 상생 관계와 별개로 개인과 개인이 연결된 고리가 연결되는 관계가 되는데 모든 성공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시작되는 것이니, 사람과의 관계를 잘하는 것은 일을 잘하는 것과는 또 다른 영역으로 너무너무 중요한 일이야.


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조직을 촘촘히 엮어준다. 관계의 농도가 짙으면 힘든 순간이 와도 다시 일어서고 시작할 힘을 관계에서 찾을 수 있어. 관계의 농도를 짙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어려운 질문이야. 정답이 없을 수도 있어. 여러 가지 키워드 중에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그건 상대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이야.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지.


해가 뜨고, 달이 지고,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흔들리고, 꽃이 피고 지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얼마나 신기하고 아름다운지 몰라. 그런데 관심 없이 바라보면 어제 뜨는 해와 오늘 뜨는 해가 다르지 않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지도 못하지.


사람과 조직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도 마찬가지야.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변화를 알아채고, 어려움을 나누고, 기쁨을 함께하는 것, 비판이 필요할 때에도 감정을 내세우지 않고 진심을 다해 조언을 하는 과정 속에서 관계의 농도는 짙어지게 될 거야. 세상이 디지털화되고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관계의 중요성을 더 커 질 거라고 생각해.


일을 잘해도 관계 맺기에 서투른 사람은 혼자 하는 일은 잘할 수 않지만 협업이 필요한 복잡한 일들을 맡기기는 힘들어. 네가 관계 맺기를 잘하고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성취하면서 행복한 사회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엄마는 너의 독립을 너무너무 응원하고 네 길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기를 바라.



딸의 독립을 응원하기 위한 이 글의 연재를 마치려 합니다. 많은 댓글과 응원으로 이 글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잠시 쉬었다 다른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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