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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Feb 13. 2024

처음, 설렘과 두려움의 공존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시작!!

매주 월요일 연재하던 딸의 직장생활의 시작을 응원하는 편지는 화요일로 연재일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혹시 월요일에 글을 기다리셨던 분이 계시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이호이호이호 사랑하는 윰!


너는 처음으로 일어서서 한걸음을 떼어 놓았던 날을 기억하니? 처음으로 신발을 신고 땅 위에 혼자 섰던 날 "걸어봐! 이리 와 봐!" 하며 멀리 떨어져서 너를 바라보던 엄마를 향해 애처로운 눈빛을 보냈지. 왜 그리 리 있냐는 듯 한참 바라보며 망설이더니 눈동자가 커지면서 결심이라도 한 듯이 끙차 한걸음을 내딛었지. 넘어질 듯 넘어질 듯 두발 자욱, 세 발자국을 놀랍게 빠르게 움직이면서 엄마 품으로 달려와서는 스스로도 대견하고 뿌듯했는지 생글생글 웃었었지.

그날을 기억하니?


너의 기억 속에 있는 너의 처음은 언제였을까? 연필을 잡고 글씨를 처음 썼던 날? 어린이 집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회를 했던 날? 눈썰매를 탔던 날? 씽씽카를 탔던 날? 수영장에 갔던 날? 어떤 날일까? 그날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내가 보았던 너의 처음은 모든 순간이 신기하고 경이로왔다. 늘 크게 박수를 치며 웃음을 지었던 것 같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될 3월을 나는 지금 얼마나 또 기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오랜 시간 함께 의논하고 고민하면서 준비해 왔지만 그래도 그 시작의 순간은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의 처음은 항상 예측되지 않은 순간이었던 것 같다. 아무리 고민하고 고심했더라도 꼭 예상밖의 상황이 생기고 내 예상과는 다른 일들이 발생하는 것 같다.


처음... 그 설렘과 두려움의 순간에 발을 들여놓을 때,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순간에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여러 가지 마음 중에 제일 중요한 건 받아들이는 마음일 것 같다. 판단하기 전에 먼저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지금까지 배우고 익혔던 지식들이 통용되지 않는 새로운 세상, 그 세상의 질서를 받아들이고 그 질서 속에서 나의 색을 어떻게 입힐지를 고민하는 순서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때로는 내 예상과는 너무도 다른 생활에 당황할 수도 있고, 서글퍼질 수 있다. 그래도 판단하기 전에 먼저 받아들이는 마음을 확인해 보았으면 좋겠다.


엄마는 아주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처음 만나는 사회생활에서 그 세상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려는 마음보다는 "왜?"라는 의문이 훨씬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매 순간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나는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위치에 있었으면서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고, 내 생각대로 내가 상상했던 대로, 꿈꾸었던 대로 행동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매 순간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갈등이 많았고, 내면의 갈등도 많았다.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의 마음은 나를 증명해 보이고, 나를 돋보이게 하고 싶다는 마음을 잠시 누르고 그 조직의 특성을 알고, 이해하고, 간파하려는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크지만 누구나 어떤 조직이나 모두 다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를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니다. 결국 직장 내에서 나의 가치를 인정받고 성장을 하려면 무턱대고 나를 인정해 주기를 바라기 전에 이 조직에서 조직원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그런 역량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


만약, 그런 노력을 할 마음이 없다면 그 조직과 나는 맞지 않는 것이다. 첫 발걸음을 내딛을 때 꼭 갖추어야 할 마음은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조직이 나에게 원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그 조직에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고, 알아야 조직 안에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직장생활은 조직과 내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 받아들일 마음이 공존할 때 행복할 수 있다. 너는 스스로 선택한 곳으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디려 하고 있으니 더 유심히 집중해서 먼저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아무리 애써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 조직과 너는 맞지 않는 것이라 확신하고 공존의 노력을 거두어들이면 된다. 그리고 또다시 내가 원하는 길로 가면 되는 거다.


처음은 누구에게나 설레고 두려운 길이지만 한 걸음씩 옮겨가는 것이지 엘리베이터 타고 꼭대기로 먼저 올라갈 수는 없는 거야. 너는 현명한 사람이니 분명히 첫걸음을 잘 뗄 수 있을 거야. 아무 걱정 말고 한발 크게 내디뎌 보자. 다음 주부터는 진짜 실전에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실제 사례를 들어서 하나씩 얘기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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