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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봄 Feb 05. 2024

마음의 소리를 듣고 느끼며 살자.

마음을 잘 들여다봐.

하이호이호이호 사랑하는 윰!


지난주에는 이미 하고 있는 일들과 새롭게 시작하려는 일들 또 새로운 관계 형성에 지쳐서 글을 쓸 수가 없었어. 이제야 몸도 마음도 조금 적응이 되어가는 중이야.


한파가 몰아쳐서 손을 주머니 밖에 내놓고 걸을 수 없던 시간들이 지나고 나니 아침 기온이 조금 올라갔어. 약간의 변화인데도 많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언제 그런 추위가 있었냐는 듯이 두꺼운 패딩점퍼를 벗어던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작은 상황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가장 편안한 상태에 있고 싶어 하는 마음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우리는 스스로를 가장 편안한 상태에 놓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만 어떤 것이 가장 편안한 상태인지 어떻게 해야 그 상태로 들어갈 수 있는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 너는 편안함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그림이 그려지니?


편안함...

추상적인 표현이지. 이 추상적인 표현을 하나씩 펼쳐서 그림으로 그려보면 내 마음의 소리를 더 잘 알게 되지 않을까?


지금 나는 따뜻한 햇살을 품은 맑은 공기를 크게 들이쉬면서 맨발로 걷고 있어. 발바닥을 서서히 촉촉이 적시는 땅의 기운이 발바닥을 뚫고 발목으로 종아리로 올라와서 단전에 와닿고, 따뜻해진 기운이 가슴으로 머리로 올라오는 것을 느끼고 있어. 바람은 머리가 너무 뜨거워지지 않을 만큼 피부가 차가워지지 않을 만큼 살랑살랑 불어오고 있어. 하늘에서 내려오는 햇살을 올려다보면 눈이 부셔서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어 눈을 꼭 감고 올려다보면 태양은 별이 되어서 눈으로 들어와서 마음에 꽂히지.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나지막한 바위 위에 걸터앉아서 붉어진 발과 마음을 들여다 보지. 기분 좋은 오후야.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지고 달콤 쌉싸름한 차 향이 가득한 공간 안에서 커다란 창 너머를 응시한다.  아직 봄을 맞이하지 않은 노란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어. 가지가 앙상해진 플라타너스 나무는 언제쯤 싹을 틔울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땅 속에서 쉼 없이 움직이고 있을 개미들의 일상이 궁금해지기도 하네. 이제 곧 다가올 봄의 모습이 아주 기대가 돼. 흥얼흥얼 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아침이야.


머리 위로 빗방울이 톡톡 소리를 내려 떨어지다가 타 다다다 소리가 커지면서 두꺼운 유리를 뚫고 나올 듯 세차게 떨어지고 있어. BOSE 스피커가 주인장의 음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작은 카페의 2층에 앉아있어. 이곳은 '무아'라는 곳이야.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나무로 된 문을 끼익 열고 들어가면  통기타 음악이 울리고 고소한 커피 향이 코를 벌름거리게 만들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를 찾아서 허리를 숙이고 2층으로 올라가서 계속 구부정한 자세로 자리를 찾아 의자에 앉는다.  앉아서 손을 머리 위로 뻗어 올리면 유리로 된 천장에 손가락이 닿는다. 비가 오는 날 이 자리에 앉아서 빗소리와 음악소리를 같이 듣고 있으면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 되감아보아도 너무 아름다운 저녁이야.


이렇게 쓰고 나니 나는 자연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크게 느끼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연과 함께 있을 때 나는 민감해지거나 긴장할 필요가 없고 나를 있는 그대로 내보여도 다 받아줄 것 같다. 내 안의 우주가 자연 속으로 스며들어가서 그 일부가 되는 기분이 든다.


그곳에 나와 결이 맞고 대화가 잘 통하는 또 다른 사람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깉다. 굳이 그 상태를 설명하고 이해시켜서 공감하게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함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수행자가 아니라면 우리는 늘 다른 사람들과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되고 가족. 친구. 애인. 직장동료, 모임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 많은 관계들 속에서 항상 편안함을 가지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 같아.  혼자서 편안함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일 수 있어. 하지만 사회생활은 수많은 관계 속에 이루어지는 것이니 그 속에서 나의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될 수 있어. 우리가 살면서 겪는 문제들의 대부분은 내부와 외부의 불일치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나를 편안하게 해 주는 것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정확히 알고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해. 사실 우리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잖아. 충분히 감정을 다 표현하면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아서 감정을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자꾸만 생각으로 풀어내려고 하잖아. 그런 일들이 지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모르고 살게 되지.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속이면서 살면 순수하게 감정을 느끼는 기능이 쇠퇴하고 결국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철벽을 두른 가면을 쓰고 다니게 되지. 누구나 진짜 나를 다 드러내면서 살아갈 수는 없어. 하지만 내 상태를 나조차 잘 알아주지 않으면 나는 너무 슬프잖아.

그래서 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어려움을 견디면서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면 안 되잖아.


그래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어떤 공간, 시간, 대상에게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지 잘 들여다보는 거야. 내가 나를 잘 알아봐 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그다음이 가능한 그런 상태에 머무를 수 있게 하는 것이야.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예민해지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면 좋을 거야. 굉장히 어렵겠지만 실하나 하나 꿰어서 천을 만들듯이 그렇게 하나씩 너의 세상을 견고히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라 믿어.


오늘은 비가 내려 하늘이 어둡지만 네 마음에는 늘 맑은 하늘을 담고 살아가길 바래. 사랑해.

구름이도 지금 너무 편하고 좋아. 언니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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