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힘들다고 내일도 힘들까?

게으르지않고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나를 얽매이게 하지않는 자유함

by 봄날

우리가 계획하는 것과 실제로 일이 되어지는 것은 다를 수도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결과 앞에 헤벌쭉 할 수도 있고, 진짜 열심히 했는데도 '이게 뭔가'하고 주저 앉을만큼 처참한 결과가 눈앞에 딱 나타날수도 있다.

그게 인생이다.


코로나19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과 엄마는 한달이 넘게 집돌이, 집순이가 되었다.

만약이라는 경우의 수에 걸릴까 싶어서 외출을 자제하고 기본 운동으로 버티고 있다.

초반엔 인터넷 덕분에 어려움이 없었다.

먹는 건 출근하는 남편이 사온다.

이러면 안도겠다 싶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러가자 했지만 아무도 일찍 일어나지를 못한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야단치기도 조심스럽다.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위한 조심이다.

다들 갇혀살고 있는 처지라 우울감이 다른때의 몇배가 될테니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울뿐이다.

아침부터 잠들때까지 서로 보아야하는 우리는 없는척하기, 간섭안하기, 같이 밥먹기 같은 소소한 규칙을 지키고 있다.

각자 자신이 알아서 공부하고 쉬고, 자는 것이다.

그렇게 각자 조금의 거리를 두고 함께 살고 있다.


집에 있으면서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이 식사다.

그리고 대부분 담당은 내가 하게된다.

아침, 저녁은 그냥 먹더라도 점심은 좀 다르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준비를 한다.

유부초밥, 김밥, 김치덮밥, 국수, 비빔밥, 심지어 계란 탁 파 쏭쏭 라면까지 준비한다.

오늘은 김밥을 준비했다.

당근, 달걀, 시금치, 오뎅, 단무지, 오이, 햄을 썰고 볶고 했더니 재료가 그득했다.

밥도 새로 했다. 잡곡밥으로 김밥을 사는것 보다는 하얀 쌀밥이 더 맛있어보일것 같아서다.

하얀 쌀밥에 참기름과 소금을 넣어 섞은 후 식혔다.

고슬고슬 식힌 밥을 김 위에 이불펴듯 펴고 갖가지 재료를 올리고 꼭꼭 말았다.

도마 위에 올리고 싹둑싹둑 썰어서 한접시 담아서 셋이 둘러 앉아 점심을 먹었다.

실컷 준비해도 먹는 시간은 금방이고 돌아서면 또 저녁시간이다.

식탁 위에 김밥재료가 남았길래 가늘게 한번 더 썰고 당면을 물에 불렸다가 삶았다.

찬물에 헹군 당면을 후라이팬에 올려 볶다가 남은 김밥재료를 넣고 간장을 넣어 한번 더 볶았다.

참기름과 통께를 쏠쏠 뿌리니 잡채 완성이다.

한쪽에는 기름 두른 후라이팬 위에 데쳐서 잘게 썬 당면을 올려 넓게 폈다.

달걀을 두 개 깨서 올리고 노른자를 터트렸다.

뒤집어서 부침가루 반죽한 것을 올리고 다시 뒤집어 노릇하게 구웠다.

고소한 냄새가 나면 반으로 접어서 먹기좋게 자른 후 접시에 담고 간장 양념장을 내면 된다.

일명 계란만두다. 도경환아나운서가 아들 연우랑 부산여행에서 먹은 계란만두를 즉석에서 만들었다.

깁밥 재료로 잡채를 만들었고, 당면이 있어서 계란만두를 만들었다.

그렇게 또 풍성한 저녁을 먹었다.



내가 계획한건 김밥이지만 결국 우리는 잡채와 계란만두까지 맛보았다.

식구들이 좋아했고 잘 먹었다,

하지만 매번 땅 속 고구마가 줄에 달려 한아름 올라오듯 흡족한 결과들이 탄생하는 건 아니다.

아파트를 분양받아 어렵게 어렵게 중도금을 넣었는데 결국엔 손해보고 팔 수도 있다.

일년동안 일이 없어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티기는 때가 있는가 하면, 일이 넘치게 들어올 수도 있다.

태풍에 뽑힌 아름드리 나무가 떠밀려 내려와 반 넘게 진행중이던 다리가 폭삭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진짜 열심히 한 일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때도 있고, 설렁설렁 한 일이 대박을 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잡채와 계란만두까지 맛보게 할 수도 있고, 손해보고 팔게 되는 아파트처럼 될 수도 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나도 가급적 내 도전이 전자의 결과를 가져오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게 또 마음대로, 바란대로 되지 않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삶이다.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니 많은 변수가 있을 수 있고 처음부터 내가 정한 방향이나 시도가 잘못됐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내 잘못일수도 있지만 여타의 변수들로 인해 초래된 결과일경우가 더 많다.

지금 우리가 당면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도 그것 중 하나다.


그렇기때문에 절대 낙담할 필요가 없다.

사실 나만 그럴것도 아닐것이다.

표현은 안해도 지금 내 옆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을것이다.

오늘 하루도 호재와 악재가 섞여서 내 삶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삶을 대할때 게으르지않게,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결과로 받아들이는 자유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좋은 결과든 부족한 결과든 결과에 대해선 따지고 들 필요가 없다.

단지 부족한 결과에 대해선 스스로 분석을 하고 앞으로 계획을 다시 세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앞에 놓였을때 참고할 수 있으면 된다.

내 삶에 그리고 우리의 삶에 자유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도 내가 나갈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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