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여

존재에 대한 사유(思惟)

by 디영

나를 세상에 내던진 삶이여,

헤엄치기 시작하니 이별을 말하는구나.

가라앉고 싶은 욕망을 얼마나 버텨왔던가,

팔다리를 접어 쉬고 싶었다.


삶이여, 말하라, 왜 나를 잉태하였는가.

이 땅의 언어를 알지 못하는

나는 기억할 수 없는 곳에서

이름도 없이, 자유 없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웠을 것이다.

아, 얼마나 많은 권태를 껴입었던가—

한 벌뿐인 나를 벗고 싶구나.


내게 선택을 강요하고

혼자 잠들게 한 삶이여,

숱한 밤을 맥박처럼 욱신거렸다.

그리고 다시 잠드는구나.

원치 않는 자유를 돌려준다.

이제 나를 깨워 돌려보내다오.

생각하지 않고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내가 있었고 또 내가 있지 않은 그곳으로—

낯선 땅이 아니다, 돌아가는 것이니.





작가의 말

삶은 ‘던져짐’에서 시작되었고, 시는 그에 대한 되묻기입니다. 익숙한 세계에서 점점 이탈하며, 존재의 권태와 자유의 역설을 따라갑니다.

이 시는 삶이 요구하는 해답 없는 선택 속에서,
기억 너머의 본래 자리—잊힌 자유를 향해 되돌아가고자 하는 사유의 기록입니다.




O Life,

A Reflection on Existence


O life, who cast me into the world,

just as I began to swim, you spoke of farewell.

How long I have resisted the urge to sink—

I only wished to fold my limbs and rest.


Tell me, life, why did you conceive me?

I know not the language of this earth.

I come from a place I cannot remember,

where I had no name, no freedom,

and yet was free from everything.

Ah, how many layers of ennui I’ve worn—

I wish to shed this only garment of self.


O life, who forced choices upon me

and left me to fall asleep alone,

so many nights throbbed like a pulse.

And now, I fall asleep again.

I return to you the freedom I never sought.

Now wake me, and let me go back—

to a place where I may feel without thought,

where I once was, and am no more—

it is no foreign land, but home retu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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