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중과 상연, 강경화와 서이숙
단상 두 개.
1.
넷플릭스 드라마 <은중과 상연>.
소셜 미디어의 걸출한 글쟁이들이 완주하는 족족 기가막힌 감상평들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나까지 졸문을 덧붙일 것까지는 없을 것이나 그래도 몇마디 추가한다면.
배우 박지현(상연 역)의 새로운 발견.(사실 이 드라마 외엔 기억이 없다. 뒤늦게 알았지만 '재벌집 막내 아들'에서 며느리 모현민 역이었다고.) 20대에서 40대 초반까지의 역을 섬세한 감정선으로 빼어나게 연기했다. 특히 10년 만에 40대로 나타나서는 40대의 표정과 몸동작을 제대로 해낸다. ‘94년 생. ’보미와 로미‘ 두 아이의 나이 중간에 있다.
김고은(은중 역)은 '김고은이 김고은 했다' 한마디로 정리.
작가 송혜진과 감독 조영민.
밀도있는 스토리와 전편 내내 긴장감을 잃지 않는 완성도 높은 연출. 성장, 우정, 로맨스 드라마 장르에서 이 정도의 아슬아슬한 텐션을 유지하다니. 시청하는 내내 손에 쥔, '혹시나 무언가가 깨져 나가지 않을까...'하는 조마조마함이란. 전편 내내 흐르는 서늘한 피아노 선율이 얇은 얼음장 위의 위태위태함을 제대로 표현한다. 최유리, 폴킴, 권진아, 소수빈 등이 읆조리는 OST 또한 일품.
연말, 백상과 청룡은 고민되겠다.
올해는 <폭싹 속았수다>도 있는데.
https://youtu.be/-aUG7xyjJMc?si=mGMlvMewCFSAKN8Y
2.
어젯밤 손석희의 <질문들>(MBC)에 출연한 강경화 전 외무장관.
며칠 전 미국 정부의 아그레망이 떨어졌으니 이젠 현직 주미 대한민국대사다. 만 70의 나이에도 말에 힘이 여전하다. 영어 발음은 말할 것도 없다. 얼굴에 주름이 몇 줄 보태지긴 했다만.
여성 통역사가, 그것도 비외무고시 출신으로 기득권이 판치는 외교무대를 책임지는 장관으로 등장하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히 풀어냈다. 초딩 3년 무렵, 부친(한국의 1세대 아나운서 강찬선)을 따라 미국에서 3년 여 생활했던 것이 오늘의 그녀를 있게한 동력으로 보인다.
영어를 잘한다. 특히 딕션이 좋다.
오래전 도올 김용옥이 정치인 손학규를 인터뷰 했다.
"당신이 그렇게 영어를 잘한다며?"(손학규는 '47년 생, 도올은 '48년 생이다)
"누가 그러던가?"
"대한민국에 영어 잘 하기로 소문난 3인이 있다던데?
그대 손학규,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그리고 고려대의 김우창 교수..."
"(피식)...그냥 하는 소리들이다."
"여기에 한 명 더 보태지.....나, 김용옥."
실제 위 세(네) 양반이 어느 정도 영어를 잘 하는지는 모르겠다.(아, 반기문 총장의 영어는 파편적으로는 듣기는 했다.) 모르긴 모르겠으되 강경화 대사의 영어가 더 나을 것이다. 말의 힘을 보면 그렇다. 암만, 대한민국 대통령(DJ)의 정상회담 전문 통역사였으니.
문득, 누군가 닮았다 싶었다.
오늘 우연히 <폭군의 셰프>를 시청하는 중에 배우 서이숙이 눈에 들어온다.
'아, 저이가 저이를 닮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