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일이 생겼다.

문제는 커보이고, 나는 작아보인다

by 봄울

문제가 너무 커보이는 게 문제일까?

아니면 나의 시선이 잘못된 게 문제일까?


왜 시작도 하기 전에 회의적인 마음부터 드는 걸까.

사람은 새로운 상황을 맞이할 때, 혹은 상상할 때 긍정적인 요소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떠올린다고 한다.
사냥과 채집을 하던 시절, 자기 자신과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먼저 대비해야 했던 생존 본능 때문이란다.

이제는 그런 위험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상상부터 하는 건 나 역시 ‘사람’이라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른다.


한 주 동안 진안에 가보려고 약속을 부탁했지만, 아직 연락은 오지 않았다.
사실 9월은 가족센터 1박 2일 캠프, 장애인가족센터 2박 3일 캠프, 그리고 아이들 개별화교육 상담까지 연차와 반차를 세 번이나 신청한 상태라, 빨리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는 애초에 하지 않았다.


현실이 미래를 밀어내는 걸까?
아니면 자연스러운 상황에 ‘핑계’를 대고 싶은 걸까?
내 마음은 왜 이렇게 요동칠까?


지난주에는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일단 만나서 알아보고 생각하자” 다짐했는데, 만남이 미뤄지니 갈 길이 더 멀어지는 것 같다.


왜 이렇게 속도가 안 나는 걸까?
혹시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건 아닐까?




회사에서 분리수거를 하다 먼지를 마신 뒤로, 일주일째 기침과 가래,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니 생각까지 무너지는 기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멋있고 완벽한 계획만 갖고 싶지만, 인생이 그렇게 흘러가던가.


그래, 방황할 수도 있지.
몸이 아프면 마음도 흔들릴 수 있지.
일이 빠르게 풀리지 않을 수도 있지.
내 마음과 같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
한 걸음을 내딛기 주저할 수도 있지.
생각만으로 떨릴 수도 있지.


괜찮아.
정말 괜찮아.

나는 누구도 괴롭히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하려는 일은, 내 가족과 누군가를 돕는 일이니까.






몸이 아픈 동안 넷플릭스에서 2023년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보았다.
사실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 편이다.

처음에는 “어떻게 저렇게 속을 수 있을까?” 하다가, 이내 생각이 옮겨갔다.
“혹시 내가 만들려는 협동조합도 인원이 부족해지거나, 누군가 일탈한다면…

나도 저런 길을 가게 되는 건 아닐까?”


아니야.
끔찍해.
상상조차 하기 싫다.


어두운 이야기들은 잔상을 오래 남긴다.
마음은 어지럽고, 슬픈 기운이 맴돈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끝까지 시청했지만, 목숨을 걸고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의 용기에 감탄하면서도 ‘사회 악’이 된 사이비 종교 문제는 신앙인으로서 너무나 아프고 슬픈 현실이었다.

협동조합을 시작하기도 전에 최악의 모습을 상상하는 내 모습.


문제는 커 보이고, 나는 작아 보인다.

하지만 시선을 바꾸면 답은 간단하다.
내가 커지면, 문제는 작아지지 않을까?


지금 나는 굽이도는 마음 때문에 잠시 멈춰 있다.

그래도 ‘전진’하고 싶다.
멈춰 있어도, 포기하지는 않으려 한다.

내가 얼마나 멋있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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