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거울 속의 나를 마주하다
출산 후 살은 빠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내 몸을 돌보는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버티는 일이었고, 나는 언제나 ‘나중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운동은커녕 숨 고를 틈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설거지를 하던 중 술에 취한 남편의 손에 머리를 두 번 맞았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눈물이 아니라, 그냥 힘이 빠졌다.
나는 그 길로 집을 나왔다.
서울에 사는 지인의 집으로 도망치듯 올라가서, 사흘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잠만 잤다.
셋째 날 아침, 화장실 거울을 보았다.
그 안에는 ‘뚱뚱하고 우울한 여자’가 서 있었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고 싶지 않을 만큼 초라한 얼굴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몸보다 마음이 더 무거웠다.
그때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보던 한 청년이 떠올랐다.
‘3개월 만에 체중을 감량하고 바디프로필을 찍은’ 사람.
나는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혹시 저도 할 수 있을까요?”
그는 흔쾌히 식단과 유튜브 운동 영상을 추천해 주었다.
그 짧은 답장이, 내 삶의 방향을 바꾸는 시작이 될 줄은 몰랐다.
그날부터 하루 10분씩, 조심스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 한 컵을 마시는 것조차 벅찼던 몸이,
조금씩 ‘살아있는 나’를 기억해내고 있었다.
살이 빠지는 것보다 기뻤던 건,
거울 속에서 ‘살고 싶은 사람’의 얼굴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였다.
운동은 나에게 ‘변화’가 아니라 ‘회복’이었다.
무너진 마음의 조각들을 몸이 하나씩 다시 맞추어 주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때 처음 알았다.
몸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