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회복 이후에도 흔들리는 날들이 있는 이유
이제는 덜 아플 것 같고,
이제는 잘 무너지지 않을 것 같고,
이제는 괜찮은 날들만 이어질 것 같다고.
하지만 어느 날,
아무 이유 없이 마음이 내려앉고
예전처럼 불안이 올라오고
이미 지나온 감정들이
다시 찾아온다.
그 순간 사람은 당황한다.
“왜 다시 이러지?”
“나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걸까?”
하지만 이 흔들림은
회복의 실패가 아니다.
회복 이후의 흔들림은
되돌아감이 아니라,
확인에 가깝다.
상처는 직선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회복은 늘
앞으로 갔다가,
잠시 옆으로 비켜가고,
다시 한 걸음 돌아오는
곡선의 모양을 가진다.
그래서 마음은
이미 배운 감각을
다시 불러온다.
“이 상황에서도
나는 나를 지킬 수 있을까?”
“이 감정 속에서도
나는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매번 완벽하게 대답하지 못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예전에는
흔들리는 순간이 오면
곧바로 자신을 부정했지만,
지금은
흔들리는 나를 바라볼 수 있다.
예전에는
감정이 올라오면
그 감정이 곧 ‘진실’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 감정이 ‘지나가는 상태’임을 안다.
이 차이는 크다.
회복 이후의 흔들림은
당신이 아직 약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당신이 이미 충분히 단단해졌다는 증거다.
마음이 안전해졌기에
다시 예전의 기억을 꺼내볼 수 있고,
이미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겼기에
흔들림을 감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
다시 흔들리는 날이 왔다면
이렇게 말해도 좋다.
“아,
내 마음이
지금의 나를 시험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 시험은
당신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다.
회복은
흔들리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
회복은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능력이다.
오늘 마음이 내려앉았다면
그것은 당신이
아직 살아 있고,
아직 느끼고 있고,
아직 자기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