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아이비리그를 견디는 사람들

26화. 두려움과 함께 가는 삶이 주는 자유

by 봄울


두려움이 남아 있는 채로
선택을 해본 사람만이
알게 되는 감각이 있다.


그것은
해방감도 아니고,
통쾌함도 아니다.

아주 조용한 자유.


예전의 자유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상태라고 믿었다.
그래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준비했고,
완벽해지려고 애썼고,
실수하지 않으려 스스로를 옥죄었다.


하지만 두려움과 함께
삶을 걸어보기 시작하자
자유의 정의가 바뀌었다.


자유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이 있어도
내 선택을 내가 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 자유는
사람을 무모하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 책임 있게 만든다.


이제는
누군가의 기대에 끌려가지 않고,
상황의 압박에 밀려가지 않고,
나의 감정과 한계를 고려한 채
결정을 내린다.


그래서 삶의 속도가
조금 느려진다.
하지만 그 느림 속에는
도망이 아니라
의식적인 방향이 담겨 있다.




두려움과 함께 가는 사람은
자신에게 이런 권한을 준다.


“지금은 멈춰도 된다.”
“지금은 돌아가도 된다.”
“지금은 여기까지만 해도 된다.”


이 권한이 생기면
삶은 더 이상
끝까지 밀어붙여야 하는 경주가 아니다.
내가 나에게 맞추어
설계할 수 있는 여정이 된다.


그래서 이 자유는
눈에 띄지 않는다.
박수받을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 자유를 아는 사람은
안다.

이제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두려움은 여전히 곁에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앞을 막아서지 않는다.

그저
“조심하자”고 말해주는 동반자로
옆에 앉아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순간,
사람은 깨닫는다.


두려움과 함께 가는 삶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자유의 형태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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