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그림자가 너의 얼굴을 붉게 물들일 무렵
얼룩지는 산 그림자에
눈물이 가려질 무렵
너에게 등을 지고
가느다란 자작나무가
하늘에 닿을 듯 솟아있는
숲을 걸어 나왔어
바스락거리는 너의 발소리가 사라질 때
발걸음이 제 알아서 멈춰 서버리니
하마터면 달려가 안을 뻔했어
온몸에 힘을 주고 다시 걸었지
우리는 다른 곳에 머무를 수 있을까
끝이 부른 시작이
독주처럼 발끝까지 뻣뻣하게 번지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