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에필로그

나를 사랑하는 일.

by 보나쓰

살면서 적지 않은 힘든 일들을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다. 인생은 여전히 길고 나는 어쩌면 평생 류마티스 환자로 살아가야 될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다면 다시 끔찍한 통증이 찾아와 죽는 날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감사하는 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많은 것들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가족, 친구, 일, 돈... 모두가 사랑하고 고민하는 그것들을 나 역시 가꿔 나가는 일에 열심이었다.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고 실패도 겪었었지만 공통적인 대답은 인생을 투자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투자처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나 자신이 없는 그 모든 것은 나의 배경일 뿐이었고 스스로 지고 가는 짐이었기도 했다. 나는 류마티스로 인해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일에 주저하지 말아야 함을 배웠다. 그 마음은 곧, '몸'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쓸데없는 일들을 많이 행하고 기억했다. 남이 하는 말, 행동이나 의미 또는 정당하지 않은 노동.

담을 필요 없는 마음을 너무 많이 담았고 옳지 않은 요구에 너무 많이 응했었다. 내가 요즘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너는 배려심이 많구나.'와 같은 표현이다. 누군가가 예전의 내게 왜 그렇게 이기적이냐?라고 했다면 기분이 상했겠지만 요즘 내가 매일 듣고 싶어 하는 말 중의 하나는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모든 표현이다. 나를 향한 사랑에 한없이 이기적이고 싶다.


나는 내 생각에 귀를 기울이며 더 이상 다른 이의 생각이나 의중을 읽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를 괴롭히는 지름길이며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저 가벼운 공기처럼 서로를 부담스럽거나 불편하지 않게 경계선을 지키는 것이 좋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외부와의 접촉을 잠가버린다. 요즘은 엄마와 통화하는 횟수도 줄었다. 예전에는 거의 매일 엄마와 통화를 했지만 지금은 일부러 자주 전화를 걸지 않는다. 통화를 하면 늘 식사는 하셨냐, 마스크는 하고 다니셨냐, 운동은 지나치게 하지 마라... 걱정을 늘어놓게 되기 때문이다. 엄마인들 통화할 때 듣는 나의 잔소리들이 매번 즐거웠을 리 없다. 엄마의 끝 말은 늘 그렇다. "엄마는 괜찮아. 너 몸이나 잘 챙겨...." 맞는 말씀이다. 엄마도 내게 전화 거는 횟수가 줄었다. 어쩌면 지나친 딸노릇이 버거우셨을지도. 나를 사랑하는 내 마음은 앞으로도 계속 이기적이기를 바란다. 지치지 않고 나를 사랑하는 일이 류마티스와 멀어지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의 목적이 질환의 정보교환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 류마티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치료과정에 대한 내용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정보라도 더 필요한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해서 아래에 짧은 노트를 남깁니다. 실제로 제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고 지금도 매일 잊지 않는 것들입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습니다.


섭취하는 영양제: 비타민C, 단백질, 비타민D

매일 하는 운동: 걷기, 스트레칭, 근육이완, 마사지

소화기능, 장운동, 수면은 족욕, 반신욕, 마사지 등의 방법으로 매일 신경 써서 관리합니다.

설탕이 들어간 음식, 양념이 많은 음식, 지나친 탄수화물 섭취는 하지 않습니다.

소식을 합니다.

항상 즐거운 생활을 하고자 노력합니다.



일러스트: instagram.com/bona2s


keyword
작가의 이전글행복의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