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벽장식을 했던 그림 중의 하나이다.
ㅣ부엉이야? 지인이 물었다.
ㅣ이상하게 생겼어. 원숭이 같아...
ㅣ하트올빼미, 그러니까 부엉이야. 부엉이가 부를 불러온대.
하트올빼미는 가면올빼미, 외양간올빼미, 원숭이올빼미 이름도 다양하다. 키 큰 풀이 많은 늪지대나 풀밭에 많이 살며 저공비행으로 쥐 나 두더지 등을 주식으로 삼고 날개를 다 펴면 최대 1미터가 넘는 다는데 서식지는 전 세계에 걸쳐있다고 한다.
사실, 부의 상징이라고 해서 그린 그림은 아니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몇 장 그렸던 동물그림 중의 하나였을 뿐이다. 특이한 외모로 호불호가 있는 새라고 하는데 나는 하트모양의 얼굴이 예쁘고 신비롭게 느껴졌다. 부를 불러온다는 말에 집에 돌아간 지인이 문자를 했다. 한 장 부탁해라고. 이왕 보내는 거 예쁜 액자로 표구를 해서 보냈다. 그에게 정말 '부'가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돈이 왕이 된 세상이다. 노동은 더 이상 돈보다 신성하지 않고, 어떤 이에게는 사람보다도 귀하고 생사를 가르는 신처럼 군림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인터넷에는 풍수인테리어나 부를 부르는 상징물들이 즐비하다. 평소에 그런 상징물이 가장 많이 보이는 곳 중의 하나가 음식점이다. 입구 쪽에서 커다란 황금돼지, 붉은 잉어 등이 손님을 맞이한다.
삶의 가치와 세상의 가치사이에서 길을 잃은 누군가가 부의 상징물로 인해 희망을 갖고 삶을 지탱하는 힘을 받아야 하는 그 심정이 안쓰럽다. 돈을 좇게 만든 세상에서 부의 물건들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풍성한 꽃이나 나무그림들이 얼마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지 부엉이는 어떤 새인지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감상보다는 '부의 상징'으로 전락한 세상이 안타깝다.
“생각이 먼저 담겨 그림을 그릴 때가 있어요.
당신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 펜대를 들기도 하죠.
진심을 담아 짧은 글과 그림들을 올려 봅니다.”
일러스트: @bona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