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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쓰 Sep 14. 2023

나는 짧은 글 쓰기를 좋아한다. 글을 쓰는 동안 나의 생각이 더 집약되는 느낌이 좋다. 장문의 글을 쓰다 보면 애초의 의지가 흩뿌려질 때가 있어서 다시 긁어모으기도 하고, 쓰고 싶은 말과 감정들이 쏟아져 나와 산만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 글 다듬기를 하고 긴 글을 다시 쓰다 보면 예쁜 글을 쓰고 싶은 건지 좋은 글을 쓰고 싶은 건지 스스로 헷갈린다. 


학부 때 적어 낸 시가 있었다. '삼월에 내리는 눈'이라는 제목으로. 교수 한 분이 시를 낭독한 후에 의심 어린 어조로, 

이 시 네가 썼어?... 정말 네가 썼어?

라고 몇 번을 물었다. 그날 들었던 내 시에 대한 그분의 모든 말들은 '독설 어린 칭찬'이었다. 하여튼, 당시에는 자존심이 상했고 내 감정이 모욕당한 그런 느낌이었지만.


그날 이후로 나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예상치 못한 브런치에 처음 글을 쓰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유학시절 선택과목으로 택했던 에세이 수업까지 드문드문 들었던 작문에 대한 칭찬의 말들이 결국, 나를 글 앞에 앉혀 놓은 게 아닌가 싶다. 아마도 마음 깊숙이 글작업이라는 끈을 놓은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짧은 글과 그림을 올리면서 생각을 나누고 나의 취향을 깨닫기도 하면서 안정되는 내가 좋다. 오늘도 감정의 동요 대신 담담하게 나를 조각하는 작업을 한다.




“생각이 먼저 담겨 그림을 그릴 때가 있어요.

당신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 펜대를 들기도 하죠.

진심을 담아 짧은 글과 그림들을 올려 봅니다.”


일러스트: @bona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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