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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쓰 Sep 08. 2024

투고를 멈추다

언급했듯이 출판사에 투고를 하고 사흘 후쯤 두 곳의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한 곳은 기획출판을 하는 일반 출판사로 꽤 호의적이었고 또 한 곳은 자비출판을 주로 하는 곳이었다. 내가 선택한 곳은 후자였다. 


투고를 멈췄다. 출판사가 결정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출간이 이렇게 수동적이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작가들이 출간을 하기 위해 투고를 수십 차례이상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낸 곳에 다시 보내기도 한다고 들었다. 나 역시 정신없이 투고를 하다가 '보낸 이메일함'을 보게 되었는데 한 페이지가 전부 출판사로 보내는 투고메일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내가 투고를 수동적인 행위라고 판단하고 멈추게 된 것은.

물론, 수십 군데 이상의 출판사에 메일을 보내는 것은 출간을 원하는 작가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내 생각이 머문 건 그다음의 과정이었다. 기계적으로 투고메일을 보내고 운 좋게 내게 제안이 왔을 때 나는 그 운을 잡아 출판사가 원하는 대로 계약을 하고 그들이 원하는 편집 등의 출판기획에 대부분 동의를 해야 하는데 괜찮은가 생각했다.


내게 호의적으로 메일을 보내온 첫 번째 출판사의 편집장은 대단히 친절한 사람이었다. 메일에 적힌 글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예의 바르고 작가를 존중해서 조심스럽게 적은 내용들에는 어떤 느낌의 책이 나올지 섣부르지만 짐작이 갔다.


그럼에도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 글이나 목록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했다. 쉽게 말하면 내 글을 빼고 넣고, 더 보기 좋게 글을 수정하는 등의 옷을 갈아입힌다는 얘기였다. 타사의 모든 편집과정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점에 있어서 마음이 불편했다. 몇 번씩 표현하겠지만 첫 책은 온전히 내 것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 편집장은 이메일에 나의 글이 왜 상품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짧게 설명하고 편집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자비출판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언급했듯이 또 다른 출판사는 자비출판을 주로 하는 곳이었다. 한 마디로, 출판비용을 전액 지불하면 출판의 모든 과정을 작가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다. 편집, 디자인, 광고 등을 작가가 원하는 대로 진행해 주는 건데 2쇄 이상 출판을 하게 될 경우에도 자비를 들여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이 출판사의 또 다른 출판방식은 출판사가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지고 작가도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며 윈윈을 기대하며 출판을 하는 것이다. 편집에도 내 의견을 상당히 반영할 수 있다. 반기획출판이다. 내가 선택한 출판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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