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이렇게 쉽고도 어려운 거야

처음 생각해 낸 책 제목은 사사로운 서사였다. 평범하게 숨을 쉬며 살아가고 싶은 한 사람의 상념의 서사. 그것이 내 글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브런치 스토리에서도 그 제목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이 무르익어 갈 무렵에 출간의 결심은 더 굳어졌고 책을 만들 수 있는 글의 양이 맞춰졌다.

막상 책을 쓰고 보니 제목이 너무 식상하다. 책의 서문을 SNS에 올려 생각나는 제목을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글에 대한 느낌을 제목으로 적어준 사람, 감성충만한 제목을 생각해 준 사람, 전혀 상관없는 제목을 떠올려준 사람까지 다양했다. 그중에서 친하게 소통하던 사람 중의 한 명이 숢이라는 제목을 주었다. 

숢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숨이라는 내용을 담은 제목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찰떡같이 내 마음을 읽었을까 하고 너무 마음에 들어 좋은 제목이라고 확신하며 제목을 고쳤다. '숢'

단순하고 직관적인 제목이 좋다

출판계약을 하고 편집장이 제목에 대해 더 고민해 보자는 의견을 비췄다. 숢이라는 제목은 단어는 좋은데 추상적이며 글이 와닿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제목을 바꿔야 한다는 게 결정된 순간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내 글에 맞는 제목을 내가 가장 잘 알아야 하는데 어찌나 망막하던지 한숨을 쉬는 횟수가 잦아졌다.

내 글의 방향과 나를 잘 이해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숢 좋은데... 의미가 제목에서 느껴지지 않고 책에서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 단어가 어려워 모르겠다는 거였다. 얘기를 하면서 제목은 점점 더 구체적이고 단순하게 접근되어 갔다. 

그러다가 내가 책 속의 있는 제목인데 이런 걸로 할까? 물었고 친구는 너무 괜찮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목에서 직관적으로 글이 느껴진다는 의견이었다. 대화를 하다 보니 나 역시 그 의미를 알 것 같았고 결국 내 글속에서 제목이 나왔다. 때로는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깊을 수 있다.

원고를 편집장에게 보내고 전화했다. 편집장은 제목이 너무 좋다면서 흡족해했다. 너무 좋네요. 책 속의 내용도 짐작이 가고 쉽고 강렬한 느낌도 있어요. 아, 너무 좋은데...라고 말했다.

그렇게 내 첫 책의 제목은 아무렴 어때 가 되었다.